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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청정한 계란은 어디서 오는가
/나 호 명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동물방역과장
2017년 09월 20일(수) 00:00
계란이 외면당하고 있다. 안전성 문제로 소비가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양계농가의 시름이 깊다. 추석 명절을 전후하여 회복되기를 기대한다.
산업혁명 이후 노동자의 외식은 증가됐고 축산물의 소비도 늘었다. 케이티 키퍼는 ‘육식의 딜레마’에서 육류산업이 호황을 누렸던 것은 밀집사육시설 때문이었다고 주장한다.
밀집사육시설의 시작은 1930년대 미국의 양계업이었다. 사람들은 닭에게 비타민D를 먹이면 일 년 내내 계사에 가둬놓아도 알을 계속 낳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체온이 39도 이상에 이르는 닭은 좁은 공간에서 밀집 사육될 경우 해충과 전염병에 취약하다.
특히 거미처럼 다리가 8개인 닭 진드기는 아열대성 외부기생충으로 계사 틈새나 계분에 있다가 어두워지면 닭 몸에 붙어 흡혈한다.
낮에는 계사 틈, 그늘에서 움직이지 않고 쉬고 있기 때문에 발견하기 어렵고 발견했을 때는 엄청난 집단을 이룬다. 진드기에게 흡혈된 닭은 빈혈과 스트레스 영양실조 등으로 산란율이 떨어진다. 진드기가 옮긴 살모넬라균에 감염되어 폐사된다.
1960년대 김수영 시인의 산문 ‘양계 변명’을 보년 양계의 각종 질병 퇴치가 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시인은 닭 10 마리쯤 기르면서 하루 8~9 개의 알을 낳는 닭을 보고 신기하게 여긴다. 100 마리쯤 사육할 때는 두 가지의 어려움을 겪는다. 하나는 병아리 ‘백리병’으로 설사똥을 싸다가 항문이 막혀 죽는다든지, 피똥을 갈기다가 죽는 콕시즘 질병으로 많이 죽는다.
다른 하나는 나날이 늘어나는 사료값 걱정으로 ‘양계는 원고료벌이에 못지 않는 고역임’을 토로한다. 시인은 노모와 함께 1000 마리를 사육중에 콕시즘 감염으로 400 마리를 잃고도 700 마리를 키워냈음을 자랑한다.
이 산문에는 닭 진드기 이야기는 없다. 아마도 산란계를 평사에 키웠던 모양이다. 평사의 닭은 진드기를 모래나 흙으로 자가 퇴치하지만 공장식 케이지의 닭은 축주가 진드기를 제거해줘야 한다.
축주의 자가 처방으로 빈 축사에 희석된 농약을 분사했어도 축사 구석구석에 숨은 진드기를 구제하기는 어렵다. 친환경인증 산란계 농장마저도 살충제를 사용할 정도라면 진드기 피해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마트의 계란에 농약이 잔류돼 있다면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기 마련이다.
1962년 7월 ‘뉴욕타임스’의 헤드라인은 당시 미국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하고 있다. “올 여름 ‘침묵의 봄’이 상당한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 살충제 ‘DDT’의 위험성을 처음 알린 레이첼 카슨은 화학 살충제의 사용, 과학의 책임, 기술 진보의 한계에 관한 미국 전역에서의 논란으로 존 F.케네디 대통령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농약 오남용을 조사하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금번 계란 파동을 계기로 2003년 이후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산란계 농장들의 안전한 계란 생산을 위한 공장형 밀집·감금 사육 등 축산환경을 동물복지형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하기 위한 근본 개선대책을 마련 중이다.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추석을 앞두고 시중에 판매되는 계란을 수거하여 잔류검사 중이다.
또한 살충제 잔류검사에서 ‘유통 적합’ 판정을 받은 광주지역 산란계 농가를 비롯, 축산농가에 대해서도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구제역특별방역대책으로 방역지원 할 계획이다.
비록 계란의 소비가 위축되었지만 축산 농가에서도 변화되는 소비의식을 재인식하고 각종 동물약품에 대해 규정대로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청정하게 생산된 우리의 계란이 소비자의 식탁에 다시 오르기를 기대한다.
/나 호 명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동물방역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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