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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맘데이
/김 명 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2017년 11월 28일(화) 00:00
볕이 그리운 가을날이다. 국화차 한잔을 잡아본다. 따스한 기운이 온몸으로 번진다.
작은 마당에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낮은 나무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재주를 부린다. 볕 아래서 엄마 고양이가 노닐던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바라본다. 잠이 쏟아져 오는지 눈을 비비며 새끼들을 바라보는 어미의 모습에 미소가 번진다.
햇살이 사라질 무렵 고양이는 새끼들을 데리고 노을 속으로 사라진다.
새끼 고양이들을 가까이에서 보살피는 엄마고양이를 보고 있자니, 엄마, 어머니는 ‘보살핌의 정서’를 타고 난 것인가? 사회 속에서 길러지는가? 하물며 고양이도 자기자식을 돌보는데 엄마는 보살핌과 돌봄의 정서를 갖고 있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 그림책을 펼쳐본다. 평범함 속에서도 귀하게 반짝이는 ‘돌봄’과 ‘보살핌’의 정서가 가득 찬 책이다.
교보문고에 나와 있는 책 서평을 보면 ‘홀몸으로 자식 여섯을 키우면서도 명랑함을 잃지 않았던 어머니 원정숙 여사, 어느 날 마주친 남부터미널 할머니 등 사실은 서로 돌보고 보살핌을 주고받는 다정한 사람들의 삶의 단상이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숙연하게 담겼다’는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 그림책은 한평생 자식 위해 희생으로 사셨던 엄마를 떠올리게 한다.
윤석남 원작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를 전한다. ‘엄마’ 얘긴데요. 저도 엄마가 있고 또 딸이 있는 엄마다 보니 더 깊이 공감을 한 것 같아요. ‘10년 전만 해도 엄마 얘기를 하면 펑펑 울어서 인터뷰를 못 했어요. 그게 나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여성들은 엄마에 대해서 어쩔 수 없는 그리움과 향수가 있는 것 같아요’
한평생 자신만의 방을 갖지 못한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그림책을 보는 이를 먹먹하게 한다.
여기 소개하는 두 이야기는 이제 엄마가 된 딸들이 깃털처럼 가벼워진 엄마를 위한 ‘맘데이’ 스토리다.
스토리 하나, 벗은 일주일에 하루정도 맘데이를 정해 엄마와 놀아주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엄마가 된 딸은 나이 들어가는 엄마를 보며 일주일에 하루 정도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엄마와 하루를 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세월이 갈수록 아이가 되어가는 엄마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벗은 그래도 딸과 지내는 시간을 좋아하는 보는 시간이 즐겁다고 한다.
맘데이 날은 많은 것을 내려놓은 연습을 해야 한다. 생각이 커버린 딸은 엄마의 일상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엄마의 반찬은 짜서 먹을 수가 없다. 씻어 놓은 그릇은 다시 한 번 씻어야 한다. 그래서 불뚝 불뚝 솟아오르는 화를 삭이는 것이 과제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하루 종일 종종종 바쁜 걸음으로 움직이시는 엄마, 그렇게 움직여도 일이 마무리 되지 않아 밤이면 자는 시간을 쪼개 삶을 사셨던 엄마, 자신의 방 하나를 갖지 못한 엄마는 오늘도 밤새 콩을 고르니 몸이 공 벌레가 되어가는 것 같아” 벗의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밤이다.
맘데이 스토리 둘, 벗의 엄마가 노치원에 갔다. “엄마의 기억이 사라진다. 암만 해도 엄마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
평생을 함께 했던 아버지는 엄마를 두고 바깥일을 볼 수 없어 지역에 있는 노치원에라도 보낸다고 연락이 왔다.
도시에 나가 있는 자식들 누구하나 엄마를 돌 볼 수 없어 아빠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그런데 평소 다른 사람과 말을 잘 섞지 않았던 엄마가 잘 적응 할 수 있을까 모두가 걱정이었다.
노치원 첫날, 선생님이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셨다. 5세 어린이가 유치원에 적응 못해 한쪽에 웅크리고 있는 아이처럼 엄마는 구석에 앉아 색종이를 접고 있다. 엄마의 구부정한 손이 어설프다.
큰딸이라는 책무로 엄마를 돌보지 못한 미안함에 동생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섯 형제들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엄마에게 들렸다 가라했다.
“며느리는 놔두고 자식들만 왔다가렴, 맏이로서 출석 체크할거야.” 한 달에 한번 맘데이를 정해 놓고 엄마 집에 다녀가라는 엄포에 동생들은 지키겠다고 한다.
보살핌과 돌봄이 삶이셨던 우리들의 맘, 그 엄마를 위한 자식들의 시간 내기 ‘맘데이’ 활동, 엄마와의 삶을 연결하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살면서 하루도 맘데이 못했던 내 자신이 미운 날,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가 그립다.
세상에서 가장 낮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맘, 평생 자신만의 공간을 갖지 못했던 엄마들을 위한 ‘맘데이’ 날을 만들었다는 벗들의 생각은 훌륭하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멀리 있는 가족들은 한 달에 한번정도 맘데이를 정해 허리가 구부러진 엄마의 마음을 안아드리자.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 그림책의 한 부분을 옮겨본다. “가볍다/ 너무 가벼워서/ 깃털보다 가벼워서/ 답삭 안아 올렸더니/ 난데없이 눈물 한 방울 투투둑/ 그걸 보신 우리 엄마/ “애야, 에미야, 울지 마라 그 많던 걱정 근심 다 내려놔서 그렇니라” 하신다/ 아, 어머니
/김 명 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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