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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유식철학
/조 수 웅 문학박사
2017년 12월 04일(월) 00:00
나가르주나의 중론이 논리학적인 저서라면 유식철학은 심리학이다. 즉 인간의 마음 속에 깊이 들어가는 학문이라는 의미다.
그것은 오식, 육식, 말라야식 아뢰야식까지를 말하는데 마지막에 나오는 아뢰야식이 가장 중요하다.
아뢰야식은 힌두교의 영향을 받아 실재성을 띤다. 이때 리얼리티는 정적인 실체로서의 실재가 아니라, 생성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뢰야식은 생성인데 실재성을 띤다는 얘기다.
불교철학은 완전히 생기론으로 가지 않고 때론 실재론적인 경향도 나타난다. 그것은 무엇이 윤회하느냐의 ‘윤회 주체’ 문제 때문이다. 윤회의 주체가 뭐냐는 제자들의 물음에 붓다는 대답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한 문제인데, 유식철학은 아뢰야식이 윤회의 주체라 한다.
이렇게 유식철학은, 아뢰야식을 설정해 윤회 주체문제를 해결한다는 실재론적 경향을 띤 대승불교의 만화滿花이다. 일체의 작용을 마음, 식識의 작용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유식철학의 중요한 경전 중의 하나인 ‘해심밀경’에 일체제법개무자성一切諸法皆無自性 일체의 제법은 모두 자성을 가지지 않는다. 라는 중관철학을 계승하고 있으나, 여기에는 중요한 식識 이론이 전개된다.
마음은 일체 종자식이라는 말이다. 그것을 아뢰야식이라 하고 식이 갖고 있는 종자의 반응에 의해서 심신의 세계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객관세계로 본다는 것도 사실은 내 마음의 식들의 운동이고 그 결과로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실체론적인 연기설이 아니라 아뢰야식 연기설이다. 연기의 뿌리가 되는 아뢰야식은 특이하게도 상당한 정도의 실재성이 부여 되어 있다. 유식철학의 중요한 문제는, 생각이 진행되어 이뤄진 게 아니고 요가수행을 하다 발견한 것이다.
개념적 발명이 아니라 체험적 발견이라는 말이다. 즉 요가 수행 과정에서 나온 심리적 발견이지 객관적 발견이 아니다. 다시 말해 체험을 통한 마음의 발견이다. 그래서 유식철학을 유가행철학(요가를 행하는 철학)이라고 부른다.
예컨대 ‘미륵존자’, ‘아산가’, ‘바스반두=세친’들이 얘기를 진행시켰다. 이 세 사람의 시대가 대승불교 전성기다. 물론 종교적으로는 그 후에도 전개 되지만 철학적 이론으로는 그 때가 전성기다.
특히 젊어서 소승불교를 했던 바수반두가 거장이다. 그는 ‘구사론’이라는 명작을 남겼다. 나중에 전향한 대승불교로도 대가다. 그러니까 양쪽에서 대가인 셈이다.
결국 유식철학이 이론적이고 복잡한 사유체계라면 여래장사상은 철학이론의 성격보다는 종교운동의 성격이다. 일체 중생의 마음이 본래 청정하기 때문에 누구나 수행을 통해 성불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여래장이란 여래의 태胎라는 뜻인데 그 뜻은 일체 중생을 여래가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여래장경’ ‘부증불감경’ 등이 여래장 사상을 전개하고 있는데, 후에는 이 여래장을 키워서 누구나 성불을 한다는 식이다.
대승불교의 양대 이론이 중관철학과 유식철학이라면 대승불교의 정신을 종교적 행동으로 옮기고 실천한 것이 여래장사상이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이 갖추고 있는 여래장이 바로 아뢰야식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래장이라는 종교적 개념하고 아뢰야식이라는 철학적 개념을 통합한다. 그게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이다.
중국에 한자문명권 방식으로 쓴 대승기신론의 소(疏)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때 원효가 그 책을 썼다.
요약하면 나가르주나 이후의 사상으로 ‘백론’(아리아데바), ‘중론’(나가르주나), ‘십이문론’(나가르주나) ‘삼론종’(기본 경전)이 성립한다. 중론은 쿠마라지바에 의해 한역漢譯되어 중국에 큰 영향을 준다. 중론철학(논리학)과 유식철학(심리학)이 대립하면서 대승불교의 쌍벽을 이룬다.(지광은 소승불교, 중관철학, 유식唯識철학 세 가지를 긍정했다)
인도 고전문화의 황금기인 굽타왕조 때, 불교와 힌두교가 동시에 전성기를 맞는다.
대승불교는 힌두교 영향을 받아 중관철학에 비해 약간 실재론 쪽으로 가고, 힌두교는 대승의 영향을 받아 유심론 쪽으로 간다.
실재론적 경향을 띤 두 축이 유식唯識철학(인간의 마음으로 깊이 들어가는 학문=아뢰야식: 空, 緣起는 우리 마음의 작용 결과다)과 여래장如來藏사상(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이다.
/조 수 웅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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