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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4당체제 무너지고 있다
/고 운 석 시인
2017년 12월 07일(목) 00:00
한국 정치인 분당·합당·탈당이 지겹다. 과거에는 지금의 여당이자 몸통인 통합 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당이 그리했는데, 최근에는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뿌리가 흔들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는 등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도 탄핵 정국의 와중에 성립된 4당체제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4당체제를 언론과 국민이 호의적으로 본 이유는 지난 양당체제의 적대정치에 식상했기 때문이었다.
양당체제의 적대적인 양상은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근대 민주주의가 시작된 영국과 미국에서도 전형적인 정치스타일이다. 그러나 한국의 대결과 싸움정치는 너무나 격한 전투장 모습을 보여왔다. 양당체제가 적대적 경향으로 흐르는 이유가 승자독식 때문이라는 것은 국내 학계에서도 이제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지만 왜 한국의 양당정치가 영·미와 달리 유별나게 심한 투쟁 또는 조폭 같은 정치를 보이는지는 별로 논의되지 않았다.
의사당에 똥물이 뿌려지고 최류탄 분말까지 뿌려져도. 한국은 근대 민주주의의 발상지와 달리 권위주의 정치가 헌정사에서 점철되었기 때문에 권위주의 세력에 대한 민주화 세력의 필사적인 투쟁이 하나의 전통이 되었다.
따라서 1987년의 민주화 이후에도 양당체제의 승자독식과 반독재 투쟁의 관성이 상승작용을 하면서 국민이 넌더리를 치는 적대·투쟁정치가 지속돼 왔다.
그동안 국제학계와의 교류가 확대되면서 적대정치의 대안인 협의정치, 즉 협의에 대한 요청이 커져왔다. 협치는 영국을 제외한 서유럽 국가의 일반적인 정치모델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협의정치는 선거 제도가 비례대표제가 기반을 두고 적대정치는 다수대표제, 특히 1인1구 소선거구제에 기반을 둔다. 따라서 동서간에 골이 깊으면 막대기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되는 현실이 됐다.
그러나 4당 체제와 같은 다당제의 성립과 유치는 완전한 비례대표제의 기반이 없이는 어렵다.
현재 바른정당의 탈당 사태와 국민의당의 분란 때문에 4당체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올해 2월에 형성된 4당체제는 시작될 때부터 기본적으로 선거제도에 바탕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나 유지될지가 의문이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행태 때문에 발생한 탄핵 정국을 기폭제로 당내 민주화 세력의 일부가 이탈해 분당되었다.
국민의당이 지난 총선에서 선전한 이유도 호남의 민심이 일시적으로 현 대통령으로부터 이반된 탓이었다. 물론 한국의 선거제도에 양념으로 추가된 비례대표적 요소도 한 요인이 된다.
그러나 호남 민심이 다시 돌아서면서 국민의당은 존립의 위기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다당제의 해체와 양당제로의 복귀와 투쟁정치의 복고는 불가피한가?
이러한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지도부에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대선과정은 물론이고, 대선 패배이후에도 전략 부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철수와 유승민은 대선 패배 이후 정치적 목표를 다당제 유지를 위한 완전한 비례대표제의 관철로 설정했어야 했다.
비례대표제의 관철은 멀리 있는 총선이 아니라,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에도 적용될 수 있다.
비례대표제의 관철을 위한 수단은 정부·여당과의 협상이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물론이고 양당의 지도부는 개별 정책을 두고 사안별로 협치를 하면서도 총괄적으로 정치 목표를 관철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 부족했다. 이제 다당제는 해체과정만 남았다.
양당제는 다시 부활할 것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여당인 민주당의 지지율도 50%선을 넘나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외관상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추진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 정도의 지지율이면 현 선거제를 유지하면서 차기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가능성이 크다.
기이한 현상은 지지율이 반토막이 된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선거제 개혁을 거부하는 점이다.
그러면서 바른정당 의원의 탈당파를 유인했다. 하지만 차기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참패가 아니라 대참사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
정치권은 선거제 개혁의 의미를 냉철히 검토해 차기 지방선거에서부터 완전한 비례대표제를 관철시키기 바란다.
/고 운 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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