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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18(수) 19:26
지의의 오시팔교(五時八敎)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1월 08일(월) 00:00
지의는 불교사상 전체에 원융을 부여하기 위해 붓다의 교법을 화엄시, 아함시, 방등시, 반야시, 법화열반시 다섯 가지 시간대로 나눈다.
화엄시(華嚴時)는 영원한 진리의 차원이다. 화엄 사상은 인류가 만들어낸 철학적 사상들 중에서 가장 낙천적인 사상이다. 손으로 꼽히는 황홀한 세계다. 모든 게 붓다의 빛으로 충만 되어 있고, 무수한 붓다들이 마치 거울이 거울을 비친 것처럼 충만한 자비와 깨달음의 세계다. 그니까 객관 세계를 보는 마음의 세계다. 어쨌든 인간이 만들어낸 사상 체계 중에 가장 낙천적이고 아름다운 세계다. 그래서 화엄세계를 불교의 궁극의 진리로 놓는데, 즉 화엄 세계는 순일무잡하기에 붓다가 이 세계에 태어난 것이다. 화엄 세계가 순일무잡해 더러운 현실 세계가 끼여들 여지가 없어(플라톤 이데아가 땅에 내려오는 것처럼) 붓다의 법신이 역사적 붓다로 태어나는 것이다.
역사적 붓다가 실제 설법한 게 아함경이다. 그 아함시(阿含時)가 12년 동안이다. 이어서 수준을 높여 여러 종류의 대승적 진리들을 설법한 게 방등시(方等時)다. 그 다음은 22년간은 대승불교의 핵심진리인 반야사상을 설법하는 반야시(般若時)고 마지막 8년간은 법화경을 설한 후에 입적 할 때에 열반경을 설했다. 이게 오시설이다.
이것은 역사 얘기가 아니라 이전까지 이루어진 불교의 성과들을 다 모아서 시간적으로 배열해 놓은 것이다. 화엄경을 맨 앞에 두어 영원불변의 진리로 놓고 그 다음에 실제 붓다, 역사적 붓다가 바로 아함시다. 그 이후에 대승불교들은 원래 역사 붓다가 아니라 붓다가 죽은 후에 새로 만들어진 경전들이다.
실제 역사는 붓다가 태어나서 입적했다. 붓다가 설한 얘기들을 그대로 적은 것이 아함경이다. 그러니까 논어나 신약 같은 성격을 띠는 책이다. 그런데 대승경전들은 붓다가 설한 게 아니라 이후에 쓰여진 것들이다. 그 중 지의가 쓴 화엄경은 절대진리인 법신(法身)으로써의 붓다가 설한 것으로 설치한다. 그 다음에 붓다가 실제 설한 아함경을 설치한 것이다. 이어서 붓다 인멸 후에 따로 지어진 대승경전들을 붓다의 생애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것이다. 유식사상들은 이 중간에 방등경으로 넣고 그 다음에 유식이나 여래장을 말한다. 이어서 불교 이론 중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중간 철학, 즉 공사상인 반야를 놓고 마지막 최종적인 붓다의 진리를 법화경으로 놓았다. 그리고 죽을 때는 열반경을 배치한 것이다.
지의는 깨달음의 방식에 따라 돈교, 점교, 비밀교, 부정교로 분류했고, 깨달음의 내용에 따라 장교, 통교, 별교, 원교로 분류했다. 5시(五時)와 8교(八敎)를 연관시켜 보면 돈교에는 화엄경이 배치되어 있다. 돈교는 순간적 깨달음이다. 성격이 이론적인 점교에는 아함경 등 반야가 배치된다. 비밀교와 부정교는 법화경을 제외한 모든 경전이 배치된다. 부정교는 똑같은 붓다의 말씀이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 달리 체득되는 가르침이고, 비밀교는 서로가 서로를 모른 채 개인적으로 채득하는 깨달음이다.
법화경은 깨달음의 내용상 분류해서 볼 수 있는데 장교(藏敎)는 아공법유를 강조한 아비달마 불교의 깨달음이다. 아공법유(我空法有)에서 아는 공에 불과하지만 아를 구성하는 법은 실재이다. 원자론적인 사유다. 이것을 시로 말하면 아함시 및 점교의 처음에 해당한다. 통교(通敎)는 공사상, 중관철학의 깨달음이다. 이것은 방등시, 반야시에 해당하고 점교의 중간과 끝에 해당한다. 별교(別敎)는 상즉의 도다. 동북아 사고는 근본적으로 현실적인 성격을 띤다. 그렇기 때문에 본체계와 현상계의 날카로운 이분법을 거부한다. 그것이 상즉의 도다. 상즉의 중도에 대한 깨달음이다. 이는 화엄시 및 돈교에 해당한다. 원교(圓敎)는 세 가지가 귀일하는 것이다. 성문, 독각, 보살이 원융의 진리에 대한 깨달음이다. 이상이 법화경에 해당한다. 유심히 보면 불교 역사를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장교는 맨 처음에 나오는 아비달마 불교고 통교는 중관철학, 반야사상이고 여기에 유식도 들어간다. 별교는 화엄경, 원교는 법화경이다.
지의가 법화경을 중시하여 핵심으로 삼은 이유는 법화경이 기존의 모든 불교들을 귀일(歸一)시키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경전의 마지막에 넣은 것이다. 지의는 이렇게 불교사상의 역사를 논리적으로 재배치해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조 수 웅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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