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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불교의 특징인 선불교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1월 22일(월) 00:00
천태종과 화엄종은 새로운 사상이 아니라 인도 사상들을 종합, 정리한 것이다. 다만 본체계와 현상계를 양극화하는 사고에 대한 거부, 즉 상즉지도가 새로운 사고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선불교, 선종이 동북아적 성격의 불교다.
선불교 조사는 달마(達麻)대사다. 그는 소림사에서 9년 동안 면벽했다든가 제자 되기를 거절당한 혜가가 팔을 잘라 보이며까지 제자를 신청했다는 얘기 등이 있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달마 다음으로 혜가, 승찬, 도신, 홍인으로 이어지지만, 역사적으로 실체가 인정되는 사람은 6조(六祖) 혜능이다.
혜능은 원래 일자무식인데, 종교는 철학과 달라 무식한 사람도 교주가 될 수 있다. 동학 2대 교주 해월 최시형 선생도 일자무식이었으나 나중에 가장 존경받는 사람 중의 하나가 된 이치와 같다할 것이다. 그러니까 종교는 철학과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혜능이 일자무식인 홍인의 제자로 들어간 일화가 있다.
홍인이 제자를 뽑기 위해 계송(불교의 깨달음을 시로 표현한 것)을 쓰도록 하였다.(여기서 참고할 것은 인도불교는 철학적이라 시가 거의 없지만 중국불교는 중국적인 깨달음을 선시로 잘 표현한다는 점이다. 즉 한자는 철학적이라기보다 시적언어라는 말이다.)
당시 홍인의 수제자인 신수가 나이도 많고 도가 높아, 다른 사람들은 도제도 생각 못 하는데 혼자만 썼다. 그 시가 신시보제수(身是菩提樹) 몸은 보리수고, 심여명경대(心如明鏡臺) 마음은 밝은 거울과 같나니 시시근불식(時時勤拂拭) 수시로 열심히 거울을 닦아 막사유진애(莫使有塵埃) 때가 끼지 않게하라. 종합하면 몸은 보리수요, 마음은 명경대니 끝없이 닦아서 때가 묻지 않게 하라는 뜻으로 썼는데, 혜능은 한문을 몰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다음과 같이 답시를 썼다.
보제본무수(菩提本無樹)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명경역무대(明鏡亦無臺) 밝은 거울 또한 대가 없는데 불성상청정(佛性常淸淨) 부처의 성품은 항상 깨끗하거니 하처유진애(何處有塵埃)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 있어 닦으랴.
이 시는 불교 개론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신수의 시보다 한 수 위라고 판명할 것이다.
그런데 홍인은 혜능을 그대도 두었다간 불교가 무너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밤에 불러 의발(가사하고 밥그릇을)을 넣어주고 떠나게 했다는 얘기다.
그 혜능이 결국 조계산에서 남종을 세웠다. 그것이 우리나라 최대 종파인 혜능의 조계종이다. 혜능이 돈오(頓悟)를 주장한 반면에 북종의 신수는 점수(漸修)를 주장했다.
점수를 주장한 북종은 금방 쇠퇴하고 남종은 혜능 밑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였다. 그래서 지금도 선불교 하면 육조 혜능이 원조다.
이런 얘기들은 사실 과장이 많은데, 하택신회가 남종이 주도권을 잡자 이런 식으로 미화한 것이다.
항상 승리하면 패배 쪽을 격하시키기 마련이다. 그러나 남종이 승리한 것은 그만큼 대중적인 지지가 있었다는 얘기도 된다.
과학이나 철학은 교양층이 대상이라 대중적 지지가 별로지만, 종교는 대중의 지지가 중요하다.
예컨대 칸트는 대중적 지지를 못 받아도 위대한 철학자지만 종교는 대중 지지가 생명이다. 그니까 남종이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불교적인 깨달음의 토대가 강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선불교의 좌우명인 불립문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견성성불로 남종이 만개한다. 불립문자(不立文字)는 언어로 따지고 논쟁·분석하지 말고, 오로지 마음으로 깨달으라는 뜻이다.
교외별전(敎外別傳)은 텍스트로 전달하지 말고 별도의 깨달음으로 전달하라는 뜻이다. 그래서 선불교는 전등(傳燈)이라 한다. 마음속 깨달음의 등을 제자한테 1:1로 전해주는 것이다.
선불교는 그야말로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라는 의미다. 그러니까 선불교는 스승과 제자의 만남이 그냥 악수하는 만남이 아니라, 또 논리나 텍스트가 아니라 본질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뜻이다.
즉 만나서 얘기하고 밥 먹고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감정적인 대립도 하고 눈물도 흘리는 만남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전등이다.
그래서 전등은 객관화해서 학문적으로 얘기하기 힘든 것이다. 둘만이 아는 남녀 사이처럼 둘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직지인심(直旨人心)은 사람의 마음을 텍스트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가리키는 것이다.
견성성불(見性成佛)은 성(性)을 봄으로써 성불하는 것으로 이게 선불교의 핵심이다. 이상은 맘악회양과 마조도일, 청원행사, 석두회천 등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5가7종(五家七宗)이 만개한다. 청원-석두-약산-운암-동산에 이르는 게 조동종(曹洞宗)이다.
석두에서 약산으로 안 가고 천황-용담-덕산-설봉-현산-나한-법안에 이르면 법안종(法眼宗)이 되고, 설봉에서 현산으로 안 가고 운문으로 가면 운문종(雲門宗)이 나오고, 남악-마조-백장-위산-앙산으로 가면 위앙종(?仰宗)이고, 백장-황벽-임제에 이르러서 임제종(臨濟宗)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임제종이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임제-흥화-보웅-풍혈-수산-분양-양기의 양기파(楊岐派)가 나오고, 분양에서 양기로 안 가고 황룡으로 가면 황룡파(黃龍派)가 나온다.
이것은 일종의 잔가지이고, 그 중에서 한국, 일본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조동종과 임제종이다.
/조 수 웅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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