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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7(일) 19:42
겨울편지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1월 23일(화) 00:00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안도현의 ‘겨울편지’입니다. 겨울편지 시를 읽으면서 따뜻한 봄을 그려 봅니다. 흰 눈 뒤집어쓴 나무도 새날이 오길 기다리며 몸부림침이 느껴지는 날입니다.
경제적 상황이 힘든 가정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친구는 가정의 경제적 현실을 위해 취업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학을 가지 못해 노동일을 하고 살았던 엄마는 딸에게 대학을 가라고 합니다. 현실을 생각하는 자녀와 딸의 미래를 위해 지금 힘들어도 대학을 가야 한다는 대화의 끝은 결국 딸의 가출로 결말이 났습니다.
엄마와 딸 누구의 생각이 맞을까요?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안도현의 ‘겨울편지’를 생각했습니다. 엄마와 딸,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처럼 부르르 몸을 떨며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가족에 더디게 오더라도 꼭 환한 봄날이 왔으면 합니다.
경제적 상황이 힘들어 마음이 뻥 뚫린 우리네 삶에도 환한 봄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눈발 뒤집어쓴 나뭇가지들의 떨림이 애잔하게 다가옵니다. 엄마와 딸의 사연을 들으면서 가정이 위안과 소통의 공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 가족 공동체의 회복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우리사회에 가족 해체 현상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여러 요인들 중 첫째,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OECD국가 중 9위, 아시아에서 1위, 결혼의 안정성이 낮은 (문화뉴스, 2017. 3.10)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부부 못지않게 자녀의 일상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해 자녀가 받는 심리적 충격이 상당합니다.
가족 해체의 두 번째 요인을 본다면 우리 사회의 가장의 부재가 있을 것입니다. 3차 산업 시대에 인간의 삶이 경제 논리에 맞추어 인간의 노동의 가치의 하락과 함께 삶의 질의 만족도는 계속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가족에서 노동의 주체인 아버지의 존재가 경제논리에 밀려 인간존엄성의 하락이 가족 해체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흔히들,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경제력 있는 할아버지, 정보력 있는 엄마, 가만히 있는 아버지’ 이러한 것만 보더라도 아버지의 의견은 필요치 않다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 사회의 가족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아버지의 부재, 이러한 현상들이 우리사회의 가족의 중심이 흔들리는 하나의 현상입니다.
셋째, 세대 간의 공감대 형성의 결여입니다. 정서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시간이 밥상을 같이 하는 시간입니다. 경제적 논리에 밀려 황금만능주의 현상이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 존엄 가치의 회복입니다. 이러한 것이 연결이 되어 가족 공동체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삶속에서 일주일 동안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며칠이나 있을까요? 그리고 집에 왔을 때 누가 제일 반겨 주나요? 네 강아지입니다. 요즈음에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고양이는 혼자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동물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인구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2018년 트랜드 코리아 저서를 보더라도 우리 사회는 혼자만의 세계에 갇히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진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나만의 안식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자기만의 휴식공간을 마련하려는 시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 새롭게 등장하는 것이 수면 방, 건강헬스방등 작은 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원하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과 연결하여 가족들의 관계도 새로운 현상이 나타납니다. 반평생을 지속해온 관계를 쿨 하게 매듭짓는 졸혼, 해혼이 늘어나고 사람대신 반려동물과 교감하기도 하며, 동물과의 관계조차 부담을 느끼면서 반력식물을 찾는 인구도 늘어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가족구성원의 회복이 중요합니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부활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삶에 주축은 인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의 존엄성과 상대방의 배려와 존중이 필요한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안도현의 겨울 편지의 마지막 부분을 조용히 읽어봅니다.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더디게 오는 사랑이지만 조금씩 가다보면 우리의 삶속에도 희망의 꽃이 피어 날 것입니다. 사람만이 그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매화나무, 산딸나무, 은사시나무, 느티나무, 사방오리나무, 고욤나무 모든 나무들이 부르르 몸을 떱니다. 어서 봄이 왔으면 합니다. 더딘 봄을 기다리며 사랑의 힘을 키워보려 합니다. 그 사랑의 힘을 오랫동안 간직하다보면 환한 꽃을 피운 봄이 오겠지요.
/김명화 교육학박사.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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