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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13(목) 09:26
등급은 갈려도 행복은 갈리지 않는 학교 만들어야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2월 02일(금) 00:00
소고기만 등급이 있는 건 아니다. 사람도 공식적인 등급이 있다.
결혼중매회사에 만든 그런 자기들만의 신랑, 신부 등급이 아닌 정부기관에서 공식적인 문서로 사람에게 등급을 매긴다. 바로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 이야기다. 다행인 것은 초등학생들은 이 등급 매기기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1등급부터 9등급으로 분할되는 학교의 아이들은 매 학기 높은 등급으로 올라가려 발버둥을 친다.
엄밀히 말하면 모든 등급의 학생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주로 1등급부터 3등급 이내의 학생들이 가장 치열하고 그래도 최소한 5등급 이내엔 들어야 경쟁심리라도 있다.
솔직히 6등급 이하 학생들은 학교생활이 아예 관심 밖이다.
학교에서 이런 살인적인 경쟁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기숙사 침대에 번호를 매기고 매 시험마다 등수에 따라 침대를 바꾼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 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라는 문구가 유행한 적이 있다. 입시경쟁에 찌든 불행한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나온 이 말은 아직도 유효하다. 사실 등급이 높은 학생들이 다 행복하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등급이 높을수록 학교생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사회는 등급으로 사람을 분할하는 이런 제도에 익숙해졌고 이제는 인정한다. 따라서 학교에서 등급을 가르는 일은 거부할 수 없는 우리 대한민국 학생들의 운명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바로 등급은 갈려도 학교생활의 행복까지 갈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 모두가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우리 모두의 일이다.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고 한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는 마을 주민 전체가 힘을 모아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크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학교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성적등급은 갈리더라도 행복등급은 갈리지 않는 그런 학교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각 학생들에 맞는 학교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모든 학생들을 만족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냐라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감정적인 주장만 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궁극적 목적을 아무리 부정한다고 하더라도 대학진학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진학을 위해 특정 등급의 학생들에게만 관심을 기울이지 말고 모든 등급의 아이들에게 고른 관심과 지도를 한다면 모든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상위등급의 학생들 위주의 학교지도가 이루어지고 하위권학생들은 방관하기 일쑤다. 그래서 등급도 갈리고 행복도 갈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지난 2008년 도입된 입하사정관제 그리고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명칭이 변경된 새로운 대학입시제도는 모든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는데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단순히 성적등급으로만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 과정, 즉 학습의 과정만이 아닌 모든 학교생활의 과정을 평가하는 이런 제도에선 성적 1등급이든 9등급이든 간에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고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참여한다면 모두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친구들 간의 경쟁이 아닌 협력의 시간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제도인 것이다.
하지만 대학입시제도가 이렇게 바꾸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선 고교에서는 성적등급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모든 관심과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소위 명문대학에 진학 가능한 학생들만을 위한 학교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제발 이제는 이런 학교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두가 즐거운 학교생활 모두가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공평하게 제공함으로써 말이다. 왜나햐면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이기 때문이다.

/이 혁 제 전남 학부모협동조합 대표·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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