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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방선거와 권력 속의 재앙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2월 08일(목) 00:00


권력은 불과 같다. 너무 멀리 하면 춥고 너무 가까이 하면 화상을 입는다. 권세를 쥐고 흔들거나 권력자의 총애를 독점한 사람치고 망하지 않은 경우가 하나라도 있었던가.
역사의 곳곳에 그들이 남긴 흉한 자취가 선연하다.
국정 농단과 부정부패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 박근혜정부와 이명박(MB)정부 때의 비리도 다 터지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다스’ 문제도 결국 사필귀정이 될 것이다.
중국은 부자 나라라서 그랬는지 탐관오리도 급수가 달랐다.
8세기 후반 당나라 정승 원재(元載)가 죽자 황제는 그가 쌓아둔 뒷돈을 몰수하였다. 종유(種乳)라는 진귀한 보석도 500냥이 발견됐다. 후추도 800석이나 나왔다.
원산지가 동남아시아인 후추는 금값이었다. 원재가 권세를 부리며 부정 축재한 금액은 요즘 돈으로 수조원은 될 듯 하다. 권력형 부정부패를 바로잡지 못하면 어느 나라고 중병에 걸려 망하기 마련이다.
실학자 성호 이익은 그 점을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취지로 시대의 병폐를 지적했다. ‘대낮에 남의 재물을 빼앗는 놈은 강도이다. 그런데 오늘날 백성을 다스리는 관리들은 공공연히 백성의 재물을 착취한다. 그 피해는 인명을 살상하고 강도질하는 것보다도 외려 심하다. 우리는 ‘장리’, 즉 부패한 관리들의 위법행위를 날마다 지켜보면서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과연 이러한 세태는 어찌된 일인가?
탐욕스러운 자가 지방 관리라면 그 해독은 온 고을에 미친다. 감사라도 되면 온 지방이 그 해독을 입을 것이다. 그렇기에 주자(朱子)는 얼굴에 노기를 띤 채 꾸짖었다. “이런 놈들의 이마에는 큰 글자로 죄상을 새겨서 멀리 귀양을 보내야 한다.”’(성호사설 제11권).
15세기까지만 해도 조선의 국가 기강은 엄정했다. 이익은 그렇게 판단했다. 1482년(성종 13년) 고천군 신정은 도장을 위조해 남의 노비를 빼앗은 사실이 발각되어 사형을 당했다.
그로 말하면, 성종 때 정승을 지낸 훈신 신숙주의 아들이었다. 또, 송칭이란 관리는 값비싼 외교문서 용지 한 장을 횡령한 죄로 처벌을 받았다. 송칭의 자손들까지도 벼슬길이 막혔다.
이익의 주장대로, 17세기 초까지도 부정부패 관리에 대한 조정의 처벌은 무거웠다. 1605년(선조 38년), 중견관리 강주와 채형 등은 뇌물죄로 고발되어 3년 동안이나 옥살이를 했다. 그들은 옥중에서 여러 차례 가혹한 신문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조선의 사회질서는 16세기 말부터 심하게 흔들렸다. 전라도 선비 조경남은 임진왜란의 실상을 기록한 ‘난중잡록’을 남겼다. 그는 자신이 목격한 불편한 진실을 꾸밈없이 진술했다.
놀랍게도 전쟁이 일어난 지 불과 1년만에 조선의 국가 재정은 탕진되고 말았다고 했다.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막대한 전쟁 비용 때문이 아니었다. 나라가 혼란한 틈을 타서 탐관오리들이 앞을 다퉈 서로 국고를 훔친 것이다. 재정이 고갈되자, 조정에서는 매관매직을 통해서라도 텅 빈 국고를 채우고자 하였다. 이로써 조선은 막다른 궁지에 내몰린 것이다.
17세기 후반이 되자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악화되었다. 조선사회는 부정부패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성호 이익은 자신의 시대를 날카롭게 고발했다. “오늘날은 한번 수령이 되면 집을 화려하게 꾸미고, 돈은 차명 등으로 감춰둔다. 비위 사실이 암행어사에게 적발 되면 사방으로 손을 쓴다. 아침나절 그를 탄핵하는 문서가 관청에 접수됐다 해도, 저녁때가 되면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벼슬을 뽐내는 실정이다. 사람들이 과거시험에 합격해 벼슬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재산을 늘리는 방법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바라는 것은 오직 부귀다.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것은 처음부터 사람들이 꿈꾸는 바가 아니다.”
새 정권이 들어서면 권력을 휘두를 벼슬자리가 쏟아진다.
금년 6월은 광역시·도지사 등을 뽑는 지방선거가 있다. 따라서 벼슬자리가 쏟아진다. 간신과 아첨꾼들은 벌써 점을 치고 당선 유력 쪽을 향해 몰린다.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사특한 인간들은 오직 권세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욕심 비우고 편하게 살라. 그놈의 탐욕 속에는 재앙이 숨어 있어서다.

/고 운 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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