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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아픔 간직한 ‘기억의 항구’ 팽목·목포신항

“기다림 끝나고 진실 밝혀지길”… 방명록에 가득한 간절한 바람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4월 16일(월) 00:00


“그 해 4월의 아픔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세월호 직립 뒤엔 기다림이 끝나고 진실도 밝혀지길 원합니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나흘 앞둔 지난 12일 목포신항만. 철제 울타리에 내걸린 노란 리본들이 거센 바닷바람에 나부꼈다.
노란리본의 빛은 바랬지만 추모의 마음은 온전했다. 리본에 새겨진 ‘아픔을 보듬겠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글씨는 뚜렷했다.
항만 부두 안벽에 왼쪽으로 누워 있는 세월호 선체까지 다가가는 동안, 추모객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세월호 선체와 내부 잔해물의 흉측한 모습은 4년이란 세월을 오롯이 간직했다. 벌겋게 녹이 슬고 빛깔은 잿빛에 가까웠다.
선체 주위에선 ‘직립’을 위한 수직빔과 보강재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를 지긋이 바라보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2학년 5반 김건우 군의 어머니 김미나(48·여)씨가 말문을 열었다.
“세월호 탑승객 304명의 희생은 공동체와 국가를 보는 시각을 바꿨어요. 남은 미수습자 5명을 찾고, 이 같은 참사를 막을 사회 체계를 만들어야죠.”
김씨는 “지난 4년간 매 순간이 고비였고 사투였지만,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더 공감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가 어떻게 기울기 시작했고 왜 짧은 시간에 침몰했는지, 기계적 결함은 없었는지, 수밀 장치는 왜 열려 있었는지, 구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등 규명해야 할 사안도 수두룩하다.
세월호 가족들이 매일 목포신항을 찾아 직립 공정을 지켜보는 이유도 “기다림이 끝나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염원에서다.
같은 날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도 가족의 간절함은 이어졌다.
팽목항 방파제에 매달린 노란 리본의 수와 추모객 발길은 줄었지만, 항구에 새겨졌던 참사의 아픔과 교훈은 잊혀지지 않았다.
추모객들은 방파제 벽면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의 벽’ 글귀를 하나하나 읽어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희망의 등대 주변에선 ‘별이 돼 빛나소서’라는 리본과 함께 내걸린 종소리가 애처롭게 울려댔다.
등대 한편엔 “미안함에 노란 리본을 들어야 했다”는 초등학생의 추모시도 놓여 있었다.
‘다시 또 봄,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을 불러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도 바람에 펄럭였다.
팽목 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이 두고 간 꽃·과자·편지·신발·책·노란 학종이로 접은 304개의 종이배가 가득했다.
방명록에는 ‘사람·평화·생명이 우선인 세상을 만들겠다’ ‘늘 기억하겠다’는 내용의 글귀가 담겼다.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휴가를 내고 가족과 팽목 분향소에 온 박모(31·여)씨는 “4주기를 앞두고 처음으로 이곳을 찾았다. 늦게 찾아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서울에서 팽목항을 찾은 김모(33)씨도 “사회 전반에 퍼진 탐욕·불법·비리·안전 불감증·인권 경시가 세월호 참사를 일으켰지만, 사회는 아직 바뀐 게 없다”며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목포=김덕희 기자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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