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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13(월) 19:20
코멘터리의 시대(commentary age)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6월 04일(월) 00:00
암흑시대를 거친 9세기에는 서구 사회가 재정비됨에 따라 철학적 활동도 재개된다. 그때 파리 대학 등 유명 대학들이 생겨나, 중세 학문의 틀이 마련된다.
중세 학문은 3학과(trivium)로는 문법, 수사학, 논리학을 4학과(quadrivium)로는 산술, 기하학, 천문학, 음악을 가르쳤다. 지금으로 말하면 3학과는 인문학에 가깝고, 4학과는 이공계에 가깝다.
당시에 철학은 모든 학문을 통괄했지만 동시에 신학의 시녀로 자리매김 되었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학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기독교 사회를 떠받치는 신학의 보조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철학은 최고 학문이지만 기독교 사회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만 허용되었다는 의미다.
이때의 철학을 스콜라 철학이라 부르는데 ‘스콜라’는 ‘스쿨’, ‘학교’라는 뜻이다.
스콜라 철학은 경험이 중시되는 게 아니라 문헌들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시되었다. 그래서 새로운 사유를 제시하기보다는 기독교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사유를 치밀하게 정당화한 것이 중시되었다.
그런데 신앙과 이성의 우선순위를 두고 의견이 갈라졌다.
신앙이 먼저냐? 이성이 먼저냐? 믿음이 먼저냐? 학문이 먼저냐?에 대한 생각이 그 사람 사상의 기본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경험이나 실험보다 학문적 토론과 논리적 증명이 중시되다보니 논리학이 발달했다. 모든 학문적 활동은 토론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이런 점에서 근대적 사유와 대조적이다.
근대적 사유의 주창자들은 대개 전통을 부정하고 새로운 토대위에 학문을 세우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천재형 철학자들, 개인적이고 고독한 철학자들인 경우가 많다.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니체가 그런 유형의 철학자들이다. 근대의 특징은 개인이 사유 시스템을 만들어 개혁하거나 전통을 부정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중세는 이미 확립되어 있는 권위들,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플로티누스, 기독교 사상을 전제하고 그 텍스트들을 훈고(주석)하는 것이다. 그래서 중세를 코멘타리의 시대(commentary age)라고 한다. 주석과 주석이 부딪칠 때 논쟁이 벌어진다.
그 논쟁의 성격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이 아니라 텍스트의 올바른 의미를 밝혀내는 작업이다. 그래서 논리학이 발달했다. 그런 점에서 중세철학은 이중적이다. 대전제는 안 건드린단 점에서 독단적이지만 그 전제 하에서는 논리적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중세는 비합리적이고 신비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중세만큼 논리학이 발달했던 시대는 드물다는 얘기다.
분석철학(analytic philosophy)이 이런 스콜라철학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2세기 후반 이슬람 세계에서 이루어진 아리스토텔레스 연구의 성과들이 들어오기 시작해 큰 영향을 미쳤다.
11세기~12세기 중반까지 신플라톤주의가 대세인 스콜라 철학의 전기라면 12세기 후반부터 후기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들어오기 시작하여 중세철학이 많이 바뀐다.
참고할 것은 사상사에서는 첨단의 시간과 일반적인 시간대가 다르다는 점이다. 17세기에 갈릴레오, 데카르트, 베이컨이 등장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즉 르네상스가 시작되면 중세가 끝났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일반 강단철학에선 그 때가 중세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연구의 전성기다.
그러니까 서구 중세 철학하면 아리스토텔레스를 떠올리지만 사실 12세기 말에 아리스토텔레스가 등장하여 17세기까지 거의 500년간 서구철학을 지배한다.
이렇게 첨단 사고의 시간대와 평범한 강단철학의 시간은 다르다. 마치 현대사상은 후기 구조주의를 화두로 연구하지만 대학의 철학과는 지금도 헤겔, 후설을 연구하고 있는 것과 같다할 것이다. 그러니까 17세기까지도 아리스토텔레스는 강단철학의 주류였다는 얘기다.
중세철학에서 중요한 논쟁 중 하나가 보편자 논쟁이다.
보편자(universals)들과 개별자(individuals)들의 문제다.
개별자들은 고유명사로 불리거나 지시대명사로 가리키는 사물들 철수, 바둑이, 이, 저, 그 이런 것들이다. 보편자들은 종과 류(spicies, genre)인 개, 인간, 생물 들이다.(*이 글은 이정우 교수 ‘아트앤스터디’수강록에서 발췌·요약·첨삭한 것임을 밝혀둔다.)
/조 수 웅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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