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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9(화) 18:34
보편자 논쟁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6월 11일(월) 00:00
‘보편자’는 스콜라 철학 전기(9C-12C 중엽)의 핵심적인 논쟁거리였다. 이 논쟁은 기독교 세계를 배경으로 전개되었지만, 철학 일반에도 중요한 의미를 띠었다.
이때 존재론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경험에 들어오지 않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다. 예컨대 사람들에게 무엇이 존재하는가? 라고 물으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개별자들이다.
존재들(Beings)을 세분하면 질(質)들이 있다. 예컨대 탁자를 세분하면 색깔, 모양, 질감으로 구분하여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개체들이 “~을 띠고 있다”는 말을 한다. 이렇게 띠고 있는 성질들을 존재한다고 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쓴다.
논리학에서 일반적인 구조가 ‘S is P’이다. 그런데 존재론은 이런 존재가 아닌 존재도 있다는 것을 해명하는데, 그 중 하나가 보편자다.
바둑이, 누렁이가 존재한다는 건 누구나 인정한다. 그런데 ‘개’라는 보편자가 따로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보편자는 하나하나를 묶어서 부르는 개념으로, 개별자만 세계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보편자도 실재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보편자에만 재기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깃발’은 개별자다. 깃발의 모양, 색깔 등은 성질들이다.
그런데 바람이 불어 깃발이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사라졌다 한다. ‘강의’도 마찬가지다. 존재하던 강의가 끝나면 없어진다. 그것은 개체도 아니고 성질도 아니다.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반복된다. 강의가 존재했다가 사라지는데 또 다음 시간에 존재하게 된다. 이런 존재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개체가 명사로 표시되고 성질이 형용사로 표시된다. 사건은 동사로 표시된다. 이것 외에도 잠재성(virtuality)이나 가능성(possibility) 같은 게 있다.
예를 들어 가수가 노래를 안 부르고 있다고 해서 노래 부를 수 있는 능력이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고 얘기할 순 없다. 가수가 평소에는 노래 부르는 능력이 없다가 노래를 부를 때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 그런 존재의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이때 시간과도 관련이 된다.
이순신 장군은 존재한가? 존재하지 않는가? 만약에 존재하지 않다면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 말하고 생각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존재한다는 것은 뭔가? 미래에 대한 존재방식도 마찬가지다.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면 그 여자가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아기는 태어난다. 그러면 그 아이는 존재하는 것이다.
또 한의학과 양의학에서 말하는 ‘병’의 존재는 전혀 다르다. 그러니까 ‘존재한다’는 의미를 밝히는 존재론이라는 담론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이 문제는 중세철학 맥락을 떠나서도 철학의 기본적인 주제중의 하나다. 그런데 중세 철학에서 주로 문제되는 것은 보편자 문제다.
개별자들은 존재(Exist)한 것이다. 그러나 보편자들은 그냥 존재(Exist)가 아니라 추상적으로 존재(Subsist)한다. 현실적으로 실존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한다. 그럴 때 추상적 존재(Subsist)를 쓴다.
예컨대 시계 모양의 원이나 보름달 모양의 원이 아니라 수학적 의미에서의 완전한 원은 그 존재가 우리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법칙도 현상을 서술하기 위한 개념적 도구냐 아니면 정말 실재하냐는 문제다.
전자, 원자, 유전자 등의 존재들 또 동양의 귀신들의 존재는 무엇일까? 이 존재론은 중세철학 맥락만이 아니라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문제로까지 해석되기도 한다.
보편자 실재론은 플라토니즘이고 보편자는 실재하지 않는다는 보편자 유명론(사물들을 편하게 부르기 위한 이름일 뿐이다.
실재하는 것은 바둑이 일뿐이고 개는 이름뿐이다)은 아리스토텔레스 쪽이다.
이상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중세철학의 가장 중요한 논쟁 중의 하나가 보편자이다.(경험에 들어오지 않는 존재) 깃발(사건, 성질), 강의, 가수(잠재성, 가능성), 이순신, 임신(시간), 병(한, 양의학) 등 개별자는 존재(exist)하고, 보편자는 추상적으로 존재(subsist)한다.
경험에 들어오지 않는 존재들, 잠재성, 가능성 또 현실과 다른 방식으로의 존재(원, 물리법칙, 귀신)에 대한 이야기가 존재론의 가장 중요한 문제다.
중세 보편자 논쟁에는 보편자 실재론(플라톤)과 유명론(아리스토텔레스)이 있다.(*이 글은 이정우 교수 ‘아트앤스터디’ 수강록에서 발췌·요약·첨삭한 것임을 밝혀둔다.)
/조 수 웅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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