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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16(목) 17:26
고흥군 거금도는 천혜의 보고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8월 08일(수) 00:00
어릴 적 내 친구 창우는 “깍깍질” 선수다
까악 깍, 깍깍
까마귀처럼 우겨대면
산봉우리도 끄덕이고 바닷바람도 숨죽인다
어린 날
적대봉 아래 오천마을서
구슬치기, 딱지치기 하다가 깍깍질 해대면
출렁 파도가 잠들고 오천항이 시끄럽다
누이동생업고서 엉거주춤 자세로
치기놀이 할라치면 목소리커지고
억지, 억지, 상 억지, 깍깍질이다
보릿고개 길
초동생으로 울력 나서고
산자락 길을 내야 했던 시절
밀가루 배급타서 끼니를 떼웠던 시절
깔 베어 소먹이고 나무하고 학교 다녔던 시절
장대비에 두들겨 맞고 오한으로 끙끙 앓던 그 때
울 엄마 하는 말
지금까지 야속타
“야! 염병천병할 놈아!”
“깔도 안 베고 뭐 했냐?”
“소가 굶어 죽겄다”
어린 삶이 익어가는 날
대나무, 황토, 갯벌 얼을 되살린
먹물튀긴 사람끼리 돌아보는 고향땅
초동친구 동호를 만나 ‘깍깍질’ 해대면
어리디 어린 바닷바람이 깔깔대고
몽돌 밭 돌무지 달님울음이 떠돈다
(필자의 졸시 “깍깍질 친구” 전문)
* 깍깍질 : 고흥지방의 방언으로 우김질
“깍깍질(우김질)” 해대는 친구가 살갑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말, 깍깍질 친구를 따라서 거금도를 찾았다. 거금대교를 달리는 애마가 멈칫거린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듯 온통 푸르다.
다도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거금도는 여러 지명을 지니고 있으며 그 지명까지도 역사성을 띠고 있다. 절이도 해전은 불패의 신화를 남겼던 이순신장군의 업적과 행적이 남아 있어 역사성이 짙다. 또 고금도와 거금도를 잇는 바닷길이다. 정유재란 당시, 조명연합군은 절이도 해전을 깃 점으로 승기를 잡았으며, 정유재란을 승리로 장식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절이도 해전을 승기로 남해바다를 장악한 이순신장군지도력이 노량해전에까지 이어졌다. 어쩌면 절이도 해전의 승리는 조명연합수군들의 사기진작은 물론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거금도는 금맥과 금광이 있는 거억금도로 불리우다가 남해의 금산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금산이라고 명명됐다고 전해진다.
이뿐 아니다. 독도문제를 해명할 수 있는 역사적 자료가 거금도에서 반증되고 있다. 즉, “독섬과 독도, 그리고 석도라는 지명은 동해상의 독도의 지명을 방증 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다시 말해, 고흥군 도화면 덕중리 산322의 독섬과 금산면 오천리 산28의 독도와 그리고 과역면 연등리 산264, 신곡리 산68의 석도'는 원래 모두 ‘독섬'이었다. 그러나 ‘석도'와 ‘독도'는 지적도에 등재되는 과정에서 각각 다르게 표기됐고, 너무 작아서 기록되지 않은 ‘독섬'만 옛 이름대로 남게 된 것이라고 한다.
거금대교를 지나 적대봉 밑은 금산면소재지다. 암울했던 시기에 레슬링으로 국민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안겨 주었던 김일 선수의 체육관이 면소재지에 자리하고 있다. 그는 약소국의 출신으로 전 세계의 레슬링선수들을 박치기로 제압했으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국위선양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침체 늪에 빠져 있는 국민들에게 박치기 왕으로 사랑을 받아왔으며 거금도에 전기를 끌어 들인 장본인이다. 그는 승리의 선물을 말하라는 대통령의 말문에서 자신의 소원은 내 고향 거금도에 전기를 켜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면소재지 옆으로 연소해수욕장과 우두마을전경이 펼쳐지고 그 앞으로 연홍도와 금당팔경의 기암괴석 등 갯바위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산면 둘레를 돌아가는 해변 길에는 아름드리 해송 숲과 팽나무, 후박나무 숲이 여름을 달래게 한다. 큰 그늘로 드리운 바다언저리는 몽돌 밭과 백사장이 이어지고 가끔씩 불어오는 해풍으로 다도해의 게미를 실감케 한다.
고리금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익금과 금장해수욕장 그리고 오천몽돌해변은 천혜의 보고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산자수려한 경관은 물론 금맥까지 묻혀있는 거금도, 금산은 과히 하늘이 숨겨둔 천혜의 보고라 아니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동심이 서려있는 고향인심과 설화는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서 움직였다. 섬 지방 사투리라고 어느 누가 흉보고 깔보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깍깍질” 친구의 깍깍질을 받아 넘기는 고향친구의 입담은 ‘하얀파도’카페를 들뜨게 했다. 아니 어린 날 전해들은 설화와 민담은 지금도 늙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 움직였다. 특히 몽돌해변 돌무지의 민담은 슬픈 사연으로 각인되면서 그 여운이 진하게 남겨졌다.
이처럼 천혜의 보고인 금산면에도 옥에 티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무질서한 개발이다. 석산개발과 태양광시설, 팬션 등의 개발은 금산이라는 지명을 먹칠하고 있다. 산업사회의 괴리로 가볍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석산개발과 태양광시설은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석산개발과 태양광시설로 인한 천연림 벌채와 산림훼손은 수 백 년을 지나도 회복될 수 없는 불모지로 변질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게다가 다도해의 수려한 경관을 상품으로 한 팬션과 각종 건축물들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뜻있는 지역민과 관계기관의 관심 속에서 천혜의 보고 거금도 개발을 지키고 가꾸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용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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