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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12(월) 18:51
어진 권력은 칼춤을 추지 않아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10월 18일(목) 00:00
권력은 결코 뒷걸음질하지 않는다. 오직 더 큰 권력으로 향할 뿐이다. 말콤 엑스의 말인데, 현 정부를 향해 한 말 같다. 하지만 칼은 칼집에 있을 때 무거운 존재를 인정받는다. 정권을 잡은 이에게 검찰은 가장 잘 벼리어진 칼이다. 칼은 그만큼 유혹의 대상이다. 승자로서 패자에 대한 포용과 관대함은 선웃음에 불과하다. 대중들이 그 칼의 번뜩임에 움츠린다고 승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몸을 낮출 뿐이다. 칼에 대한 증오는 커진다. 그 칼에 묻은 피는 또 다른 칼의 복수를 예고한다. 칼을 누가 쥐고 어떻게 다스리냐에 따라 세상의 밝음이 달라질 것이다. 칼을 잡기 전에 심신의 수양은 그만큼 중요하다. "내가 선이고, 그대는 악이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유치하다. 선함 속에 악이 숨어있고, 악함 속에 선이 숨어있다. 칼자루를 쥔자가 어느날 갑자기 칼날을 잡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다. 때문에 칼 쥔 자는 상대적 도덕성을 완벽하게 하려고 해야한다. 힘으로 누르기 위해선 최대한 도덕적 무장이 필요하다. 정의로워야 하며, 정의롭게 보여야 한다.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충분한 반성과 이에대한 사람들의 용서와 승인이 필요하다. 특정인을 위해 특정한 목적으로 칼을 뽑았다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지난 정부 때 적폐의 상징으로 개혁 1호 대상이었던 검찰은 국민들의 용서를 받았을까. 검찰을 바꾸겠다며 온갖 법과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다짐은 허언이 됐다. 입바른 소리만 해댔던 학자와 시민단체 사람들은 어디갔나. 이들의 목적지는 청와대와 법무부 등 정부 요직이다. '갈대발'(권세 있는 사람에 붙어서 덩달아 세도를 부리는 사람)이거나 '거통'(별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다면서 큰소리치며 거들먹 거리는 것)이 칼을 쥔것과 뭐가 다른가. "대윤(大尹·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은 조직을 총괄한다"는 수군거림은 왜 나오고 있나. 중인환 시리에 칼을 휘두르는 것은 위험하다. 활극을 지켜보는 사람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악인을 제거하기 위한 고통이지만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한다는 촛불이 있어야 한다. 공정성도 갖춰야 한다. 다른 쪽의 불한당에겐 눈감은 것은 덕목이 아니다. 그래서 칼을 쥔 사람은 무사의 체통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 대검(大劍)의 출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져야 하며, 그 칼의 거둬들임도 그만큼 빛의 속도여야 한다. 그래야 세상 사람들이 안심을 하고, 활인검(活人劍)을 선보였던 무사의 귀향을 반길 것이다. 소위 말하는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팀이 "법원을 살리는 수사"라는 입장을 보였다. 득도한 도인의 말이 연상된다. 살인도가 아닌 활인검은 상대에 대한 애정과 자비심을 통해 나온다. 어머니의 부엌칼에서 생명의 양식이 나오는 것처럼. 검찰은 얼마 전에도 적폐논란의 당사자였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수감된 재판 거래를 확인하겠다는 이유다. 검찰이 즐겨 사용하는 '외과 수술식 수사'는 이미 실종됐다. 정부 문서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있는 야당 의원에 대한 수사가 여당과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무사가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살수까지 날뛰게 된다. 활인검이 제대로 써보지 못한 사람이 쓰는 칼은 피가 여기저기 튀는 참혹스런 광경만 연출할 뿐이다. 눈이 밝지 못한 권력이 휘두르는 칼이야말로 아수라다. 세상 사람들은 그 칼날이 언제 자기한테 돌아올지 몰라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먹고 사는 문제는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나의 길을 따르라"라는 독선과 아집을 거부하면 살수의 칼날이 떨어질 판이다. 국세청, 공정위, 금감원, 경찰 등에 이어 사법부, 언론기관까지 나서 칼춤을 출 태세다. 삼권분립이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을 하고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사법부 수장에게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정부의 통제권 하에 있는 언론사가 공정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명목으로 현 정부에 비판적인 기자들을 몰아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살수의 동조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허기진 사람에게 주먹밥을 찾아주고, 먼길 떠나는 사람에게 짚신을 삼아 주겠다는 초심이 그리울 뿐이다. 어진 권력은 칼춤을 추지 않았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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