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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정책을 옳다고 고집한다면…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11월 08일(목) 00:00
요즘 세상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사회 돌아가는 일이 그렇고, 정치판이 그렇고, 청문회에서 장관 등에 지명된 후보들의 답변은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는 약과다. 총선이나 대선을 통해 탄생한 일부 권력자들은 할 말을 잃게 한다. 강도가 도둑을 욕하고, 창녀가 양반집 딸 욕한다는 말이 가벼울 정도다.
한데 이런 일들이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와는 무관하다고 여길 것이다. 하는 일마다 옳고 잘하고 있는데 누가 감히 시비인가 할 것이다. 허나, 청와대와 정부를 보는 눈들이 곱지가 않다. 최근에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하락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 대통령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다 적폐고 비리고 국정농단이고 잘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여긴다. 그래서 까면 비리가 계속 나온다고 여기고 까내고 있다. 그만큼 문재인 대통령 정부는 잘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문재인 정부가 잘했는가는 다음 정부가 탄생한 후라야 알 수 있다. 당장은 탈원전과 경제정책(부동산 포함) 등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보다 국익과 국민경제에 고통을 더 주었다고 여기고 있다. 그렇지만 현 정부는 산 자는 죽이고 죽은 자를 살리는 산 권력이라 따지고 싸울 수 없다.
나라 곳곳이 경고등이다. 자고나면 뛰는 부동산 시장을 보자. 광주 남구 같은 곳에서 7개월만에 아파트값이 5억이 올라 “집값이 미쳤다”고 한다. 이와 같이 뛰어오르던 참여정부 때를 닮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말 시행착오를 인정하며 “부동산 말고는 꿀릴 게 없다”고 한 데 이어 이듬해 신년연설에서는 “부동산 죄송합니다. 너무 미안합니다. 올라서 미안하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한 번에 잡지 못해서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했다. 다른 것을 다 잘했다 치더라도 부동산 정책 실패는 정권에 치명타를 입혔고, 국민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지금의 부동산 광풍을 보면 참여정부 시절의 악몽이 떠오른다. 과잉 유동성이 집값을 밀어 올리는 상황부터 투기세력 기승, 우왕좌왕하는 정부 모습까지 그때와 판박이다. 놀라운 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설계자는 참여정부에서 3년간 부동산 정책에 참여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다. 패장에게 다시 사령탑을 맡기는 것이 의외였지만,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는 8·2부동산대책 발표 때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의 ‘재수’는 성공적이지 않아 보인다. 참여정부가 뒤늦게 시행했던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초반에 도입해 유동성 관리에 나선 것은 시의적절 했다. 하지만 그 후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전세대출 등으로 물꼬를 열어놓아 돈줄은 조여지지 않았고 시장은 요동쳤다. 강도 낮은 보유세 개편이나 공급 확대 로드맵을 초반에 내놓지 않은 것도 실책이었다. 대표적인 헛발질은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보상이었다. 임대등록을 하는 다주택자들에게 세금 혜택뿐 아니라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허용해주면서 갭투자가 성해했고 매물이 잠기는 부작용을 낳았다. 문제는 문 대통령과 김수현 사회수석이 참여정부에서 같이 일을 했음에도 부동산 정책이 불안하다는 점이다.
경제정책까지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이렇다 보니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설계자인 김광두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최근 “투자가 죽어가고 있다. 잘못 기획된 정책의 결과를 세금으로 메우려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대통령 핵심 브레인인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은 한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단기 성과에 매몰돼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시기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초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도 “1만원 공약에 맞추기 위해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리다 보니 고용쇼크 등 부작용이 초래됐다”고 비판했다. 경제 현장에서 치열하게 분투 중인 국민 대다수도 이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정책 책임자들의 발언은 무책임하게 들린다. 성장 없이는 분배도 없다는 사실은 그리스,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 반면교사들을 봐도 알 수 있다. 틀린 정책을 옳다고 고집할수록 경기 회복은 멀어진다. 정신 차리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떠올려야 할 것이다.
/고운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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