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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순천시 일자리경제국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9년 01월 09일(수) 00:00
/정홍순 시인
새해 첫날의 해오름은 아주 특별한 것이다. 아니 해오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특별할지 모른다. 일출을 조망할 수 있는 어느 곳이든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닷물로 뛰어드는 사람들에게도 새해 첫날은 그렇게 아주 특별한 날로 시작하였다.
올해는 모두에게 일한만큼, 수고한 만큼 기쁨의 미소로 남는 해가 되기를 바라며 지인들과 구례로 다슬기수제비 먹으러 갔다. 순번을 기다리다 먹는 다슬기수제비, 새해 첫날의 점심으로 모셨다. 소박한 대접을 받은 모두는 만족한 눈치다.
눈바람이 부는 날의 정취를 만끽하며 매천사를 향하여 발길을 재촉하였다. 먹었으니 역사공부 하나 하고 가자는 뜻으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황현의 사당을 찾았다. 매천사 마당에 서있는 매화나무, 꽃눈을 준비하고 있는 가지에 우리 마음도 담아 사진을 찍고 절명시 한 수를 읊조리며 돌아오는 내내 눈은 차마 펑펑 내리지 않았다.
“새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무궁화 온 세상이 이젠 망해 버렸어라/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지난 날 생각하니/인간 세상에 글 아는 사람 노릇, 어렵기도 하구나”
위 시는 매천집에 실린 제3수로 지식인으로서의 자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칠언절구의 우국시다. 국권 피탈의 비극을 표현하고 있는 절명시 한 수가 새해 벽두부터 생각난 것은 우연이라 할 수 없다.
1919년 3월 1일 백 년 전의 항쟁이 있었던 해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민족의 제단에 바쳐진 민주주의 넋들이 순절의 이름으로, 순국의 슬픔으로 아직도 피어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작은 마지막이라는 반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은 끝이 아니라 시작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지난 한 해 동안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 가운데 ‘사랑도 명성도 잃었다’는 말이 너무 인상적이다.
어쩌면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의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 같기도 하다. 하지만 거룩한 집단인 교회가 지난해 우리사회에게 건네준 선물 아닌 선물이다.
사랑의 교회와 명성교회가 보여준 자본주의에 구축한 교회의 결말을 너무 쉽고 빠르게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퇴폐한 종교가 승하는 것 또한 나라가 망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임을 왜 우리는 몰랐던가 말이다.
100년 전 뜨겁던 함성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초석이었으며 통합된 몸짓이기도 하였다. 서로 다투고 달랐어도 실학과 북학이, 동학과 서학이, 혁신불교와 개혁교회가 하나가 되어 민족주의를 넘어서서 자주독립국가임을 만 천하에 고하는 대역사를 이루었던 것이다.
그 후 우리는 공고히 세워나가지 못하고 이념으로 철저히 깨부수는 일을 벌여왔다. 여기에 부역자의 역할을 한 것 또한 종교가 반성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종교의 목적은 경제부흥에 있지 않다. 경제부흥은 나라가 할 일이다.
종교의 선한사업은 인간다운 인간을 길러내는, 지극히 영적인 일로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영적 사명으로 자유를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물욕에 힘쓰다 넘어지는 더 불쌍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에 절명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필자는 종교를 위해 죽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복된 가치를 위해서 목숨보다 소중한 일을 묵묵히 이루어 나가는 사람들이 일시에 매도당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연말에 순천시 일자리경제국 이재성 과장 및 팀장들과 뜻깊은 자리가 있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에서 이재성 과장은 ‘진정성과 가치’를 피력하였다.
제일로 민감한 사안과 처리하기 힘든 경제담당부서에서 칭찬들을 만한 일을 했다면 청렴 순천을 다시 일으켜나가는 공신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유를 들어본즉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진정성과 경제효과에 대한 가치성을 부여하는 데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인간적인 행정을 펼 수 있었던 것은 실력을 갖춘 팀워크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마다 한편씩 시를 함께 읽으며 일과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인문학(시심)을 바탕으로 한 경제해석과 일자리창출은 곧 인간중심을 잃어버리지 않는 창의성에서 나오는 힘이었다.
시인공화국이란 말을 듣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는 별로 없다. 또한 시를 읽는 사람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암송하는 이는 거의 없는 시대이다. 아이들 입에서 한글을 익히기도 전에 유행가가 흘러나오는 것은 우리의 풍속도가 너무 저급해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던가.
한 줄의 시를 함께 읽으며 동질의식을 나누고, 공의를 버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한 순천시는 더욱 행복한 도시가 될 것이다. 거기엔 시가 있는 일자리경제국이 있기 때문이다. 새 정신을 끌어내 절망하는 시대에 행복한 경제부흥과 일자리창출이 더 많이 펼쳐지기를 고대한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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