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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도강(李代桃僵)

오얏나무가 복숭아나무의 뿌리를 대신한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9년 03월 14일(목) 00:00
/이정랑(중국 고전 연구가)
서한 시대 무명씨가 지은 ‘계명편(鷄鳴篇)’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형제 4~5명이 모두 시중랑(恃中郞)으로, 닷새에 한 번 집을 찾아오는 날이면 구경꾼들이 길을 가득 메울 정도였다.
황금으로 말 머리를 치장하는 등 휘황찬란하기 그지없었다.
복숭아나무가 길가 우물 위에서 자라나고 있었고 오얏나무는 그 옆에서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벌레가 복숭아나무의 뿌리를 갉아대자 오얏나무가 복숭아나무의 뿌리를 대신했다.
나무들도 어려움을 같이 나누며 사는데 하물며 형제들이 서로 잊고 사는구나!(송나라 곽무천의 ‘악부시집(樂府詩集)’ ‘상화가사(相和歌辭)·계명편(鷄鳴篇)’과 원나라 좌극명(左克明)의 ‘고악부(古樂府)’ ‘계명편’.)
동한(東漢)시대 반고(班固)가 지은 역사책 ‘한서’ ‘예악지(禮樂志)’에 보면 “무제(武帝)가 교사(郊祀-천자가 지내는 제사)의 예를 정하고 ‘악부’를 세웠다고 했다.”고 했는데, 그 목적은 가사를 채집하여 아장(樂章)을 제정하는 데 있었다.
‘악부’에는 각지의 가사 134편이 채집되어 있고 ‘계명편’은 그 중 하나였다. 인용문의 대체적인 내용은 나무들도 어려움에 처하면 서로 돕는데, 형제지간에 의리를 잊고 골육상잔(骨肉相殘)을 벌인다는 뜻이다.
‘오얏나무가 복숭아나무의 뿌리를 대신한다’는 뜻의 ’이수대도강’은 줄여서 ‘이대도강‘이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의 잘못을 대신하거나 남을 위해 수고하거나 갑으로 을을 대신하는 것을 비유한 책략이다.
고대병법인 ‘36계’ 중 11계인 ‘이대도강’ 중에는 “세는 꺾어지게 마련이므로 음을 희생해서 양을 더욱 보강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즉, 어떤 국면의 발전 추세는 꺾어질 때가 있게 마련이니 부분적 손실을 감수함으로써 전체 국면의 우세를 차지하려는 것이다. ‘36계‘의 이 조항에 대한 설명을 보면 이렇다.
나와 적의 상황에는 각기 장단점이 있다. 전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얻기란 어렵다. 승부의 결정은 장단점을 서로 비교하는 데 있다.
그리고 장단의 비교에는 단점으로 장점을 이기는 비결이 있다.
나쁜 말로 적의 좋은 말을 대적하고, 중간 말로 적의 좋은 말을 대적하며, 중간 말로 적의 나쁜 말을 대적하는 따위는 실로 병가의 독특한 궤모(詭謀)로, 평범한 이치로는 추측할 수 없다,
여기서는 갑으로 을을 취하고 열세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우세를 차지하는 것들을 말하고 있는바, 손빈(孫?)의 ‘경마(競馬)’와 같은 책략은 일반적 상식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이해는 서로 관련되어 있고, ‘이대도강’은 이익을 추구하고 해를 피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느냐는 일정한 규정이 없다.
봉건사회 관료들의 투쟁에는 상관이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부하에게 대신 뒤집어씌우는, 이른바 ‘속죄양’을 만들어 자신을 지키는 경우가 흔했다.
첩보전에서도 핵심 인물의 안전을 위해 주변 인물을 희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이 이른바 ‘졸을 버리고 차를 지킨다’는 ‘주졸보차’다.
전쟁에서 부분적 희생으로 전체 국면의 주도권을 잡거나 갑의 실수를 을과 바꾸는 경우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손빈이 경마 때 나쁜 말을 먼저 내보내 한 차례 지게하고 나머지 후반 두 판은 승리를 거둔 것, 주유가 황개(黃蓋)를 공격하다 늦추었다 를 반복한 것 등이 ‘이대도강’의 성공적인 운용이었다.
‘이대도강’이라는 계략을 취할 때의 관건은 치밀한 계산과 사전 준비에 있다. 단순하게 승부의 링으로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누가 최후의 승리를 거두느냐가 중요하다.
최후의 승리를 거두기 위해 눈앞의 적은 승리를 희생시키는 것은 가치가 있다. 만약 계획이 적절하지 않으면 오얏나무가 뽑히고 말아, 복숭아나무를 지킬 수 없다.
그래서는 부하는 물론 자기 자신도 잃는 꼴이 되고 만다. 또 오얏나무 자체의 가치가 복숭아나무보다 크다면, 큰 것을 버리고 작은 것을 얻는 이른바 ‘근본을 버리고 쓸데없는 것만 쫓는’ 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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