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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3(수) 18:30
'들불야학 근거지' 광천시민아파트 놓고 재개발 vs 보존 공방


준공 49년 광주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들불야학 주요무대
"5·18 당시 시민군 활동배경으로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 높아"
"노후건물 위험·사유재산 보장…제대로 된 재개발 추진 촉구"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9년 04월 29일(월) 00:00
민주화운동의 산실이자 광주·전남 최초 노동야학인 들불야학의 근거지였던 광천시민아파트가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보존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지역주민들은 사유재산권과 낙후된 주거환경을 이유로 완전한 재개발 사업 추진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28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서구 광천동 670-7번지에 위치한 광천시민아파트는 철거를 앞두고 있다. 광천동 670번지 일원에 42만5984㎡ 규모로 추진되는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시민아파트는 6·25한국전쟁 이후 피난민이 모여 살던 천막·판자촌 일대에 지어진 지역 최초의 연립주택이다. 1970년 7월 사용승인을 받아 올해로 준공 49년째를 맞이한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이기도 하다.
지상 3층 건물 3개동, 184가구 규모로 지어진 시민아파트는 건물 낙후 등으로 대다수 주민이 떠나 현재 1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1980년대를 전후로 시민아파트는 지역 민주화운동의 산실이었던 들불야학의 주된 무대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가 1978년부터 이 아파트에 살았으며, 들불야학은 같은해 7월부터 인근 광천동성당 교리실에서 시작됐다. 이듬해인 1979년 1월부터는 시민아파트 다동 2층 방에서 야학이 진행됐다.
각종 시국선언문과 계엄군의 만행을 고발한 '투사회보'도 이 곳에서 제작됐다. 이후에도 들불야학 출신 교사와 학생들은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이처럼 시민아파트는 5·18민주화운동사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지만, 사적지로 지정되지 않아 재개발사업계획 수립과정에서 철거구역으로 분류됐다.
반면 들불야학이 처음 열린 광천동성당 내 옛 교리실 자리는 5·18민중항쟁 사적 27호로 지정, 존치구역으로 남았다. 관할구청인 서구는 역사적 가치가 큰 시민아파트를 보존하기 위해 재개발조합과 협의에 나섰다.
서구 관계자는 "시민아파트가 5·18민주화운동에 큰 의미를 지니는 공간인 만큼 보존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광천동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수차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파트 존치가 전체 정비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합원 총회를 거쳐야 하지만 조합원 수가 2380명에 달해 합의하기 쉽지 않다"면서 "시, 5월단체 등과도 협의해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아파트 주민과 인근 상인들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파트 준공 이래 지금까지 거주하고 있는 손모(72)씨는 "가장 낙후된 아파트인 만큼 재개발 추진이 시급하다. 사적지로 지정되지도 않은 아파트를 보존하겠다고 한다면 이는 사유재산에 대한 침해 아니냐"고 항변했다. 이어 "남은 입주민들모두 재개발을 바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인근 상가 주민도 "아파트 준공 이후 외벽보수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흉물로 남아 지역발전을 방해하고 있다. 건물 자체 안전도 우려되는 만큼 조속히 철거하고 재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상호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상임이사는 "시민아파트는 1980년을 전후로 민주화운동의 주요 무대였다. 빈민운동의 산실, 지역 문화공동체의 역사적 가치도 있고, 지역 최초의 연립주택으로서 보존 의미도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아파트 외벽을 남기거나 기념비를 세우는 등 다양한 보존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광주시와 서구, 재개발조합원, 주민 등 각 주체가 합리적인 보존 방안을 수립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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