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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7(수) 18:32
초등생들 마음의 벽 허문 '고려인 역사 전시회'

광주 하남중앙초 학생들 직접 준비한 작품 전시
362명 중 96명이 고려인, 독립운동 역사로 공감

/이동기 기자
2019년 06월 14일(금) 00:00

전교생의 4분의 1이 고려인인 한 광주의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고려인 역사알기 전시회'를 직접 준비하면서 서로에게 마음의 벽을 허물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산구 하남중앙초 6학년 학생들이 17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고려인 역사알기 프로젝트 학습 전시회'를 교내 2층 중앙통로에서 열 예정이다.

하남중앙초는 전체 학생 362명 중 고려인이 96명이다. 4명 중 한 명꼴로 고려인인 셈이다.
고려인 학생수가 늘면서 언제부턴가 언어가 통하지 않는 학생들끼리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가 조금씩 생겨났다. 러시아어를 쓰는 고려인 학생들과 이를 알아 듣지 못하는 한국인 학생들 간의 거리감이 생긴 것이다.

이에 학교 측은 학교가 처한 특수한 상황에 맞게 6학년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사회(역사), 국어, 창체(창의적체험활동) 수업에서 고려인의 역사에 대해 학생들 스스로 알아보고 탐구하는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학습결과물을 전시회로 만들어 고려인의 역사를 알리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전시회를 준비하며 일제강점기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쓰다가 억울하게 강제 이주를 당한 고려인들의 아픔의 역사를 6가지 테마로 나눠 더욱 깊이있게 탐구했다.

▲왜 '고려인'이라 부를까 ▲연해주로 떠난 이유 ▲고려인 안중근 의사 ▲고려인 홍범도 장군 ▲1937년 강제이주 ▲광주 고려인마을 등으로 나눠 자기주도적 학습이 이뤄졌다.

또 전시회를 홍보해 고려인들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과 눈물의 강제이주 역사를 학교 밖으로도 널리 알리기로 뜻을 모았다.

박상석 교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학생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긍심을 키우며 서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고려인 역사는 우리 모두가 알아야할 대한민국의 역사이기에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학생회장이자 고려인 4세대인 남막심 학생은 "내가 고려인인 것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안중근 의사, 홍범도 장군과 같은 독립운동가 조상님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다"며 "많은 분들과 감동을 나눌 수 있도록 전시회를 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이 갖는 인식은 전시회 준비 전과 후가 많이 달라졌다.
고려인이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점을 알게 되자 고려인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개선됐다. 학생들 간의 사이도 좋아졌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고려인 학생들 스스로가 갖는 자부심도 높아졌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단순히 '사이좋게 지내라'고 훈계하는 방식이 아닌 직접 조사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상처를 치료하는 사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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