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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설이 현상학을 통해 보여 주는 것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9년 06월 17일(월) 00:00
/조 수 웅 문학박사
현상학의 창시자는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이다. 그는 원래 수학자였는데, 나중에 철학으로 전향하여, 후대의 하이데거,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후설은 철학을 ‘엄밀한 학’으로 만들고자 했으며, 그 실마리로 아르키데메스의 점으로 인간의 의식을 탐구했다. 후설이 진단한 자기 시대는 모든 것이 사물화 되는 시대다. 즉 대상화, 객관화, 수량화, 양화하고, 분석되고, 함수로 만들고, 그래프를 그리는 등 모든 사물들이 과학적으로 해부되고 마침내 인간의 의식까지도 단순한 대상이나 사물로 전락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과학이 발달한 것인데, 후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사물을 모두 증발시키는 것이다. 예컨대 꽃을 보면 있는 그대로의 꽃에 대한 체험은 증발되고, 암술, 수술, 꽃받침은 각도가 얼마고 하는 등으로 해부된다.
무지개도 있는 그대로의 체험이 증발되고, 빛이 공중에 떠 있는 물방울에 점반사 되어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색도 마찬가지다.
빨강, 파랑, 노랑 색에 대한 경험은 고유한 경험이지만, 화학적 입장에서 볼 때 파장이 좀 다른 것뿐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사물의 의미는 증발하고 숫자, 그래프, 함수 등으로 표시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 중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인간의 의식, 주체성, 마음을 대상화, 양화, 객관화하는 경향을 후설은 위기로 파악한다.
다시 말해 19세기 말부터 발전하기 시작했던 경험적 심리학, 과학적 심리학과의 대결을 통해 후설의 사유가 전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코기토(cogito)의 철학자인 데카르트나 선험적 주체를 이해하기 위한 칸트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상학은 현상의 로고스(phenomenol-logie)를 탐구하는 것이다. 생물학(biology)은 생명의 로고스를 탐구하는 것이다. 기상학(meteorology)은 기상현상의 로고스를 탐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통적인 학문관으로 보면 phenomenon - logy이란 말 자체가 모순이다. 로고스(logos)를 얻기 위해서는 현상을(phenomenon)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의 로고스(이법)를 생각하려면, 감각 세계를 넘어가야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원래 현상과 로고스는 반대말이다. 그런데 후설은 페노메논(phenomenon) +로기(logy)라고 한 것이다. 즉 현상의 로고스를 탐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상은 우리가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세계의 근본 이치를 탐구하려면 직접 경험하는 차원을 넘어가야 하는데, 후설은 직접 경험하는 그 차원의 로고스를 탐구하는 현상학이다.
그러면 현상의 로고스 의미는 무지개를 점반사로 규정해서, 싸인과 코싸인 함수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무지개에 대한 직접 경험하는 것, 망원경 보고 해부하는 게 아니라 의식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직접 경험할 때 로고스를 찾는다고 했는데 그 로고스는 수학법칙, 논리 규칙, 함수도 아니고 의미다. 한 마디로 경험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경험을 넘어선 본질, 이데아, 수학 법칙, 신의 의지 등이 아니라 경험의 의미를 찾는 것이 현상이다. ‘현상의 의미는 의식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며, 따라서 후설에게서 의미를 탐구한다는 것은 곧 의식의 활동 내용을 탐구한다는 뜻이다.’
경험의 의미를 찾는다고 할 때 경험은 의식하는 것이다. 주체성이 경험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험은 의식만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도 하기 때문에 후설이 비판받는 계기가 된다. 오늘날 사유로 보면 후설의 생각이 비판 받는 것은 무의식 때문이다.
베르그송의 무의식이든, 프로이드의 무의식이든, 화이트헤드의 무의식이든, 무의식의 레벨을 인정하기 때문에 순수한 주체성의 경우를 고려한다는 것은 아주 고전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현대인들에게는 경험은 의식한다는 후설의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를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후설이 진단한 자기 시대는 모든 것이 사물화 되는 시대다. 인간의 의식까지도 대상이나 사물로 전락한다.
사물의 의미는 증발하고 모든 것이 숫자, 그래프, 함수 등으로 표시되는 시대다.(다른 관점으로 보면 과학의 발달이다.) 그래서 후설은 인간의 의식, 주체성, 마음을 대상화, 양화, 객관화하는 경향을 강력 반대한다.
직접 경험하는 그 차원(현상)의 로고스(전통학문관으로 보면 현상과 로고스=이법은 모순이다. 로고스=이법을 얻기 위해서는 현상=감각세계를 넘어야 한다.)를 탐구하여 경험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경험을 넘어선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 아니다) 경험은 사람의 의식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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