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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대수(分裂對手)

분열시켜 서로가 싸우도록 한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9년 07월 11일(목) 00:00
/이정랑 중국고전연구가
이런 속담이 있다. ‘싸움과 설날 떡은 크면 클수록 좋다’ 즉, 남의 싸움은 심하면 심할수록 재미있다는 것이다. 이는 왁자지껄한 광경을 구경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솔직한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그렇다 자기가 다치지 않는 한 남의 싸움을 구경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다. 많은 사람들의 심리 상태가 이렇다. 비양심적이기까지 한 이런 태도는 대단히 해로운 것이지만, 그것을 없애기란 대단히 어렵다.
물론 인간관계와 국가 간의 관계를 같은 선상에 놓고 저울질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심리 상태는 국가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른 나라 사이의 투쟁이 그치지 않아서 내 나라가 중간에서 ‘어부지리’를 얻기를 바라는 것도 알고 보면 이런 개인의 심리 상태가 극대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韓)?위(魏)?제(齊) 3국은 동맹을 맺고 남방의 강대국 초나라를 공격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시 초나라가 서북방 강국 진(秦)과 우호 관계를 맺고 있었기에 섣불리 공격했다가는 진나라가 나설 판이었다. 정국은 묘한 기류에 휩싸였다.
3국은 먼저 초나라에 사신을 보내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런 다음 초나라에게 진나라를 공격하자고 제안했다. 초나라는 지금은 진나라와 우호관계에 있지만, 과거 진의 침략을 받아 땅을 빼앗긴 적이 있었다. 3국의 제안은 초나라 쪽으로 보자면 잃어버린 땅을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었다. 초나라는 자연스럽게 진나라 공격에 동의했다.
그러자 3국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초나라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초나라는 진나라에 구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진나라가 도와줄 리 있는가? 3국은 대담하게 초나라를 공략, 대승을 거두었다.
전국시대라는 약육강식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이런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상대를 공격하기에 앞서 공격 대상과 동맹자의 관계를 분열시켜 고립시킨 다음 공격한다. 또는 적대집단에게 공격을 받을 때 계략으로 적의 분열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상대를 분열시키는 수단은 다양하다. 앞의 사례는 3국이 초나라의 묵은 원한과 눈앞에 보이는 땅의 욕심을 이용한 경우였다. 어찌 되었든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미끼를 던져 싸우게 하는 것이다.(이점과 관련하여 『전국책』 「진책 秦策」에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고사가 있다.)
천하의 책사(策士)들이 합종(合縱)을 위해 조(趙)나라에 모여 진(秦)나라를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한편 진나라에서는 재상 응후(應侯) 범수가 소왕(昭王)을 다음과 같은 말로 안심시켰다.
“대왕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그런 걱정을 없애드리겠습니다. 조나라에 모인 사람들이 진나라에 대해 원한이 있어서 진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가 자기 이익을 노리고 있을 뿐입니다. 예를 들어 대왕께서 개를 보십시오. 그 개들은 잠을 자건 깨어있건, 걷건 서있건 서로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 뼈다귀를 하나 줘보십시오. 금세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댈 것입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뼈다귀를 빼앗으려고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그는 위나라 사람 당저(唐雎)에게 악대와 5천금을 주어 조나라의 무안(武安)에 가서 큰 잔치를 베풀게 했다. 책사들을 이간질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황금을 조금이라도 받은 자는 진나라를 형제처럼 대했다. 그 후 범수는 다시 사람을 보내면서 이런 말을 했다.
“그대는 진을 위해 공을 세워주면 된다. 금을 누구에게 주든 묻지 않겠다. 그 금을 다 쓰면 성공이다. 그러면 내가 다시 5천금을 보내주마,”
과연 당저가 그곳에 가서 3천금을 다 쓰기도 전에 책사들이 서로 다투게 되었고, 합종책은 어느새 와해되고 말았다.
서로를 싸우게 만드는 ‘뼈다귀’는 물질적 측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도 있다.
진나라가 자신의 손을 움직이지도 않고 조나라와 연나라를 서로 싸우게 한 수법이 그 좋은 보기일 것이다. 진나라는 애초에 지리적으로 조나라를 건너뛰어 연나라에 접근해서 인적?물적 교류를 진행했다. 지리적 위치로 보아 조나라는 진나라와 연나라의 중간에 놓여 있었다. 따라서 진과 연의 접촉은 조나라를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진나라는 모사를 조나라에 보내 이런 제안을 했다.
“만약 너희 나라가 다섯 개 성을 우리에게 양보하면, 연나라와의 우호관계를 끊고 너희와 함께 연나라를 공격하겠다.”
조나라는 즉시 이 제안에 동의하고 연나라 공격을 결정했다. 그리고 전쟁의 성과를 진나라와 나누었다.
이 상황에서 조나라와 연나라의 적대감을 격발시킨 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었다. 진나라와 연나라가 접근하는 것에 대한 시기?질투와 두 나라에게 협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것이었다. 시기?질투심과 두려움은 물질적 욕망보다 더욱 강력하게 인간의 행동을 결정한다. 진나라는 이 점을 이용해 분열을 선동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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