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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19(목) 18:34
하이데거의 전·후기철학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9년 09월 09일(월) 00:00
/조수웅 문학박사
하이데거의 전기 철학은 ‘간전기(間戰期, entre guerres - entre, 1차와 2차 세계대전 사이)를 반영하는 음울한 분위기를 풍긴다.’
유럽의 20세기 전반기 문화(문학, 철학, 미술)는 대체로 음울하다. 1차 세계대전으로 19세기 번영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19세기와 20세기 초를 벨르 에뽀끄(아름다운 시대)라 한다. 평화로운 시대라는 말도 된다. 부르주아 문화가 절정에 달했을 때이다. 19세기에 산업 혁명이 일어나고 유럽에 혼란이 오다가, 보불전쟁 이후 7-80년대쯤 안정된다. 그러니까 1차 세계대전 전까지가 유럽사회는 안정기다. 물론 유럽 바깥은 제국주의에 당할 때니까 굉장히 고통스럽다.
유럽은 제국주의로 얻는 부로 편한한 삶을 산 것과 반대다. ‘레이디 앤 트럼프’나 ‘아리스토켓’ 같은 영화가 묘사한 것들이 그 시대이야기다. 그게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 무너진다. 그리고 1차에 겪은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2차 대전이 뒤이어 온다. 그 때가 간전기다. 소설 ‘개선문’이 그 시대 분위기를 잘 그렸다. 그래서인지 하이데거 철학은 음울함을 반영하는데, 사르트르는 이 사유를 밝은 실존주의로, 참여하여 투쟁하는 식의 정치적 실존주의로 전환시킨다.
그러나 하이데거는 자기를 실존주의로 해석하는 사르트르에게 편지를 보낸다. ‘이른바 휴머니즘이라는 서한에서 자신이 존재론자임을 분명히 한다.’ ‘드러남’ 즉 탈은폐성(脫隱蔽性)은 곧 존재의 나타남이다.
하이데거가 현상학을 채택한 것은 그의 존재론은 비가시에 대한 사변을 뜻하기보다 가시에 대한 해석(Auslegung)을 뜻한다는 의미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사변이라기보다는 보이는 것에 대한 해석이다. 그러나 이 해석은 인간이 존재에 언어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가 언어로 하여금 인간을 통해서 말하게 함으로써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그러니까 내가 말하는 것도, 내가 하는 게 아니라, 존재의 언어가 내 입에서 나오는 것이다.
시인도 자기가 쓰는 게 아니고, 언어가 시인을 매개로 나타나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서구 사유가 사물들을 자신 앞에 불러(vor-stellen)’왔다는 것이다.
사물들과 더불어 살고, 존재의 목소리를 듣는 철학이 아니라, 사물을 대상화하고 일일이 규정하려 하고 수식화 한다.
독일어로 vor-stellen(표상)인데, 해석하면 사물들을 자기 앞에 불러 세우는 것이다.
서구 학문은 인간이 세계를 지배하는 주체중심주의이다. ‘그 시초로서 플라톤의 사유가 비판되며, 그 후 서구 사유의 존재 망각이 비판된다.’ 그래서 하이데거가 볼 때 서구 사유의 주체중심주의 지배 논리가 극단에 이른 것이 니체의 힘에의 의지로 나타나난다. ‘그 결과 오늘날의 기술 문명이 왔다고 본다.’
이렇게 서구적인 자연관, 세계관의 극한이 테크놀로지(기술문명)이다. ‘하이데거는 서구 사유의 해체를 통해서 존재론적 차이, 존재자(세상에 존재하는)와 ‘있다’, 존재의 차이를 역설했다.’ ‘하이데거는 서구 사유의 해체를 통해서 존재론적 차이(존재자와 존재의 차이)를 역설했다.
하이데거의 후기 철학은 언어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시의 분석이 주종을 이룬다. 시야말로 존재를 드러내는 언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이데거는 횔덜린, 릴케, 트라클 등의 시에 대한 분석을 통해 ‘존재의 빛 속에(In-der-Lichtung)’ 서 있음을 지향했다. 하이데거 후기 철학은 아리송하다. 그 자체가 시다. 그래서 어렵게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시로 읽고 느낌으로 오면 된다. 진리란 명제와 사태의 일치가 아니라 드러남, 탈은폐성이다. 시와 철학은 이 탈은폐성에 봉사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그의 생각은 전통 사유의 주관성, 인간중심주의, 존재 망각에 대한 비판으로 나타나며, 다른 한편으로 그러한 상황에서의 탈출구로서 시와 예술을 통한 존재에의 귀 기울임이라는 대안으로 나타난다. 하이데거의 사상이 잘 나타난 글이 ‘예술작품의 근원’이다. 이 책이 그의 후기 철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이데거 이후 해석학을 발전시킨 인물들로서 가다머(Hans-Georg Gadamer)와 리쾨르(Paul Ricoeur)가 있다.
가다머는 하이데거의 사유를 더 구체적인 형태로 다듬었으며 특히 미학의 문제와 역사철학의 문제에 공헌을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진리와 방법’이 있다. 리쾨르는 해석학을 다른 담론들(언어분석철학, 구조주의 등)과 대결시키면서 정교화 했고, 또 ‘시간과 이야기’를 통해서 미학을 전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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