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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3(수) 15:11
작가 정신을 담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9년 10월 22일(화) 00:00
/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쾌청한 하늘이다. 푸른 하늘에 악보를 그려 놓으면 아름다운 멜로디가 들릴 것 같은 청아한 한 소풍을 나섰다. 광주 NGO 단체의 ‘시대의 인물을 찾아서’ 라는 주제로 문학 현장 체험하기 위해 남원에 있는 혼불 문학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혼불의 작가 최명희는 인터뷰에 이러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쓰지 않고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작가로서 숙명적인 글을 써야만 하는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견디어 낸 작가 정신에 대해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없다.
혼불 문학관 주변을 돌아보면 커다란 바위에 ‘한 문장을 쓰기 위해 바위에 글을 새기듯 혼을 담아 글을 쓴다.’ 작가의 글을 보더라도 위대한 작가정신을 읽을 수 있다.
글과 작가를 좋아해 문학관을 자주 방문한다. 작가의 문장도 좋아하지만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준비하는 작업들을 보면 놀라움이 먼저다. 여러 작가 중에 감동을 받은 작가는 박경리, 조정래, 김주영, 권정생 작가다.
박경리는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그녀의 시에서 읽을 수 있다. 그녀의 ‘옛날의 그 집’ 이라는 시에서 발견할 수 있다.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나를 지탱해 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 의 시를 읽으며 아무도 없는 고요하고 적막한 세상에서 자신을 버티게 해준 것이 글쓰기였다는 알 수 있다.
김주영의 문학관에서는 그가 글을 쓰기 위해 사전이 없던 시절 사전보다 더 꼼꼼하게 정리를 해 놓은 글씨체를 보면서 작가 정신에 경의를 표현할 수밖에 없다.
기록의 문화는 숭고하다. 문학관에 전시된 그의 작가노트는 인쇄보다 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 문학관에서 어린이 키 만큼이나 높은 원고지를 보면서 한 자리에 앉아서 그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낸 작가의 끈기와 인내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조정래의 김제에 있는 아리랑 문학관을 방문 한 적이 있다. 작가의 펜, 작품을 쓰기 위해 배경을 그렸던 그림을 보면서 글씨체, 그림 솜씨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아무나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안동 일직면에 있는 권정생 문학관에 가면 가슴이 찡하다. 한평생 낮게 살다가 권정생 선생님은 어린이에 대한 사랑과 작가정신을 만나게 되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권정생의 작품 안에서도 생명존중,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김훈 작가의 인터뷰를 기억한다. “대하소설을 쓴 분들이 작가죠. 본인은 스스로 글쟁이지” 라는 이야기를 듣자니 작가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자신에 대해 반성적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어쨌거나 쓴다는 작업은 쉽지 않다.
김훈 작가는 연필로 글을 쓴다. “연필은 나의 삽이다. 글자는 나의 실핏줄이다. 연필을 쥐고 글을 쓸 때 나는 내 연필이 구석이 사내의 주먹도끼, 대장장이의 망치, 뱃사공의 노를 닮기를 바란다.” 얼마나 숭고한가? 우리의 가치중에 가장 훌륭한 가치는 숭고한 노동에서 얻어지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최명희 작가도 만년필로 글쓰기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전 물건과의 교감을 참 좋아한다. 내 몸에 일부가 된 만년필로 제 정신 속에 담겨 있는 느낌 있는 이야기가 어깨를 타고 손등으로 내려서 촉으로 쏟아져 반짝반짝 광채를 내면서 내 몸의 무늬가 원고지에 피어나는 것을 사랑하고 황홀하게 사로 잡히는 것을 좋아한다.” 는 작가 정신은 아름답다.
작가 정신은 숭고하다. 작가가 작품을 쓰게 되는 배경은 어디서부터 출발하는 것일까?
최명희 작가는 독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고향은 나의 작품에 바탕이 되었다. 전라도의 딸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마한의 마을에서부터 백제, 후백제를 거치면서 살아온 삶에 대한 감사한다고 하면서 그 이야기를 쓸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가을날, 작가 정신을 마음속에 담아본다. 그 숭고한 정신을 닮는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만분의 일이라도 이러한 생각을 갖게 한 혼불 문학관 방문은 아름답다. 작가의 숭고한 작가정신을 담기 위해 올 가을도 부단히 노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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