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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0(화) 14:43
여야, 벼랑끝 '필리버스터' 대치…원포인트 본회의도 사실상 무산

민주 "필리버스터는 쿠데타…철회 선언해야 협상"
與, '쪼개기 본회의' 검토…4+1공조 다지기 총력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9년 12월 03일(화) 00:00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신청으로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올스톱'된 가운데 여야는 2일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민생법안 처리 책임 방기에 대한 여론의 압박으로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 무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거론됐던 이날 원포인트 국회는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도 이날로 법정 처리 시한이 도래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는 여야의 강대강 대치 속에 5년째 시한을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여야는 협상을 통한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한 채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과 예산안 처리 지연을 둘러싼 네탓공방만 벌였다.
전날 '협상 정치의 종언'을 선언한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전원이 맹공을 퍼부으며 필리버스터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당을 압박하는 여론전을 펼쳤다.
이해찬 대표는 "1988년부터 정치를 시작했는데 199개 법안을 필리버스터해서 국회를 마비시키는 일은 그동안 한번도 없었다. 상식이하다"라며 "국가기능을 정지시키고 자기 맘대로 하겠다는 것이 바로 쿠데타다. 민생법안을 인질로 국회에 해를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런 사람들하고는 협상을 할 수 가 없다. 대화를 할 수가 없다"며 "더 이상 한국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면서 한국당과의 협상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전날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제안한 원포인트 본회의와 관련해서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해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 원내대표의 제안이 우리의 문제의식과 다르지 않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미 제출돼 있는 199개 전체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을 정식으로 공개적으로 한국당이 취소해야 한다. 아울러 이후 같은 법안에 대해 다시는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민식이법 등의 민생법안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한 책임도 한국당에 있다고 못박았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국민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들을 외면해 국민을 외면한 한국당은 결국 국민에게 외면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국민을 외면하지 않는 모든 정치세력들과 함께 법안을 처리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이수진 최고위원도 "자식잃은 부모의 눈물과 서민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최소한의 정치와 인간적 도리까지 저버린 한국당의 모습은 바닥까지 추락한 민낯"이라며 "민식이법, 소비자법, 경제 현안 법 등을 좌절시킨다면 그에 대한 무한책임은 한국당에 있음을 경고한다"고 했다.
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선 민주당은 1~2일짜리 초단기 임시국회를 계속 여는 '쪼개기 임시회' 전략을 검토 중이다. 필리버스터가 회기 종료로 끝나면 다음 회기 때는 해당 안건을 곧바로 표결에 부치도록 한 국회법에 기반한 것이다.
일단 본회의가 열리고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속에 오는 10일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되면 다음날부터 초단기 임시회를 열어 필리버스터가 회기 종료로 끝난 안건을 하나씩 처리해 나간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한국당이 절대불가 방침을 내세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은 선거법 개정안 1건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2건,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2건 등 총 5건이다.
이 가운데 공수처 설치법의 경우 민주당 백혜련 의원 안과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안이 올라와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병합심사로 단일안을 마련할 경우 임시회를 4회 열면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한국당에 필리버스터를 풀 것을 압박하는 동시에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과 이른바 '4+1' 공조로 패스트트랙을 강행 처리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국회에 한국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정치세력 연합해 국회를 민주적 운영하고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도 얼마든 열려있다. 한국당이 빠지니 국회가 더 잘 돌아간다는 평가를 받는 기회를 우리가 만들 수도 있다"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 처리 무산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며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압박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청와대 사랑채 앞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당무에 복귀한 자리에서 "예산안과 민식이법 등 시급한 민생관련 법들은 우선 통과시키도록 하겠다"며 "여당은 야당이 민생법을 가로막고 있다고 거짓선동하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를 빌미로 국회법에 보장된 합법적 행위인 필리버스터를 방해하는 것이야말로 탈법적·반민주적·비민주적 처사"라며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싸워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한국당의 단식에 대해서 청와대와 여당은 잘못된 불법 패스트트랙과 양대 악법을 철회할 생각은커녕 더 큰 불법으로 맞서고 있다"며 "민식이법 통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소수야당의 필리버스터 권한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민식이법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열자고 했다. 왜 여당은 아직도 묵묵부답인가"라며 "야당 필리버스터 권한을 차단하기 위해 민식이법 정도는 늦춰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여당인가"라고 반문했다.
필리버스터 철회 요구를 단칼에 거절한 한국당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의 죽음을 계기로 이른바 '문재인 게이트' 공세에도 나섰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는 권력 개입에 의한 부정선거였음이 드러나고 있고 내년에 있게 될 4·15 총선이 '4·15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는 예고편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들이 공수처법에 목을 매는 이유가 단지 조국과 유재수, 황운하 등 '친문좌파 무죄, 애국우파 유죄'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이들이 기획하고 있는 총체적 부정선거 은폐를 위한 권력기구가 필요해서인가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대응을 위해 쪼개기 임시회를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무제한 수정안 발의로 맞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법상 수정안은 원안보다 먼저 표결에 부치도록 돼 있고 수정안 상정시 발의자가 제안 설명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정안을 무더기로 발의할 경우 필리버스터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바른미래당은 오 원내대표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다시 한번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촉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다시 한번 간곡히 제안한다. 오늘 안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서 민식이법, 유치원 3법, 데이터 3법 등 민생개혁 법안부터 우선 처리하자"며 "민주당은 대결 정치 선언을 철회하고 한국당은 해당 법안들에 대해 필리버스터 신청을 철회하는 신사 협정을 오늘 하루만이라도 맺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필리버스터 철회 여부를 둘러싼 민주당과 한국당의 양보 없는 대치로 인해 이날 중 원포인트 본회의는 물건너 간 상황이다.
이날 본회의가 열리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정부 예산안도 5년 연속 '지각 처리'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가 지난달 30일 감액·증액 심사를 완료하지 못한 채 종료됨에 따라 정부 예산안은 국회 본회의에 자동부의돼 있으며 이날로 헌법에 명시된 처리시한을 맞이한다.
정부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첫해인 지난 2014년에는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지켰으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시한 내 처리가 무산됐다. 그나마도 올해는 필리버스터 정국에 발목을 잡히며 예년보다 더 늦게 처리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야는 예산안 지각 처리를 두고도 네탓공방을 벌였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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