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 2020.01.19(일) 18:33
김치는 삶을 넘어 정이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9년 12월 10일(화) 00:00
/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연말이 되면 사랑의 나눔, 김치 담그기 행사가 열린다. 요즘은 겨울이 되어도 마트에 가면 쉽게 김치를 얻을 수 있으나 우리네 삶에서 김치는 사랑을 전달하는 음식이다. 그만큼 우리네 삶에서 중요한 김치는 삶을 넘어 정이 되었다.
농가월령가의 한 부분을 보더라도 김치는 중요한 음식이다. ‘무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앞 냇물에 깨끗이 씻어 소금 간 맞게 하고 고추 마늘 생강 파에 조기 김치 독 옆에 중두리요 바탱이 항아리라/ 양지에 움막 짓고 짚에 싸 깊이 묻고/ 장다리 무 아람 한 말 수월찮게 간수하소.’ 겨울이 되기 전 김치는 삶의 원천이다.
강숙향의 궁중음식연구원에 의하면 김치는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김치 담그기를 ‘염지(鹽漬)’라 하였으며, 김치는 소금물에 담근다는 뜻으로 ‘지(漬)’라 하였다. 이후 침채, 팀채, 딤채, 짐채의 명칭 변화를 거쳐 현재의 김치’ 에 이르게 되었다.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김치는 절임을 해서 먹었는데 조선 중기이후 고추가 유입되어 배추, 고추, 젓갈이 섞여 들어가면서 김치는 저장 문화, 발효로 한국인의 밥상에 빠지면 안 되는 음식이 되었다.
12월이 시작되자 “김치 담가야겠네. 함께 합시다” 톡이 날아왔다. 지척에 사는 벗이 김치를 담근다.
그녀의 텃밭 일 년 삶이 결실이다. 김치를 담기 위해 올봄부터 그녀의 텃밭은 바빴다. 봄부터 갈아 뒤집은 흙더미에 제일 먼저 자리를 잡은 것은 고추였다.
고추밭 한쪽에 대파, 쪽파도 자리를 잡았고, 상추도 심었다. 9월이 되자 상추가 뽑힌 자리에 배추를 심었다. 산 밑에 자리를 텃밭은 며칠 뒤 붉은 갓, 무도 심어 겨울준비를 하였다. 가을비에 배추는 잘 자랐다. 그렇게 벌레도 잡고, 물도 주고 자란 배추가 12월 초에 뽑혀졌다.
12월 6일 좀 늦은 날 김장을 담갔다. 올 겨울 들어 추운 날 1년 농사를 지은 것을 마무리하였다.
젓갈도 사고, 배도 갈고, 시원한 김치를 담그기 위해 새우젓갈을 준비하여 김장을 준비하였다. 100폭이 넘는 배추를 소금물에 절여서 김치를 담그기까지는 그녀의 남편의 노력이 8할이었다.
텃밭을 갈고 거름을 주고 벌레를 잡은 몫은 그녀보다는 남편이었다. 김치는 삶을 넘어 정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하루 일과를 텃밭에서 보내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녀의 남편은 배추를 키우는 정성을 들였다. 새벽마다 일어나 벌레를 잡았다. 잡은 벌레는 닭들이 포식을 하였다.
가을에 되자 붉은 고추를 새벽이면 따 비닐하우스에서 고추를 말리고 밤마다 붉은 고추를 마른 수건으로 닦아서 저장해 두었다. 고추도 방앗간에서 손수 가루도 만들어 왔다. 잘 익은 고춧가루, 젓갈, 새우, 갓, 배, 갖가지의 양념으로 맛나게 버무렸다.
그 정성을 알기에 이른 아침부터 고무장갑을 들고 도심의 끝 쪽에 자리를 잡은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정성을 들인 양념에 배추를 버무렸다. 배추에 양념을 묻히자 기분이 좋아졌다. 두 시간 동안 열심히 절인 배추에 갖가지의 양념을 집어넣었다.
잠시 후, 부지런한 그녀의 남편이 고기를 삶아 왔다. 잘 버무린 김치와 삶은 돼지고기의 궁합은 금상첨화다. 한 입에 가득 김치와 고기를 넣었다. 환한 웃음이 번진다.
정성이 담긴 김치는 여러 개의 김치 통에 담아 먼 곳에 사는 친지들에게 잘 배달 될 것이다.
삶을 넘어 사랑이 배달되는 김치 통을 보면서 김치는 우리 삶에 중요한 나눔의 소통이 된 것 같다.
12월이 되자 여기저기 들어온 김치 통을 보면서 마음이 따스해졌다. 따스한 정이 많은 K는 강원도의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김치를 보내왔다. 깔끔한 맛이 났다.
담양에서 온 김치에서는 전라도의 맛깔난 젓갈냄새가 좋다. 보성의 텃밭에서 자라난 배추김치에는 게미진 맛이 났다.
벗의 부름에 달려간 버무린 김치에는 정이 가득 담겼다. 김장을 할 능력이 안 되어 우리 집에 배달이 와 소복소복 쌓여진 김치를 보면서 정성스레 담그신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본다. 1년의 햇살과 바람이 냉장고에 그득 채워진다.
김치를 먹으며 감사의 마음을 가져본다. 정성이 담긴 텃밭의 음식을 먹으며 삶과 정이 풍성한 오늘을 만들어준 모든 이에게 감사한 하루다. 정이 듬뿍 담긴 김치를 푹 찢어 입안 가득히 머금었다. 삶을 넘어 정이 담긴 하루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회사소개회원약관개인정보보호정책제휴문의고충처리인광고문의기사제보
호남매일신문 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166 4층 | 대표이사 : 고제방 | 대표전화 : 062)363-8800 | E-mail : honamnews@hanmail.net
[ 호남매일신문 ]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 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