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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의가간(乘疑可間)

상대가 의심하는 틈을 탄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20년 12월 03일(목) 00:00
/이정랑 중국고전 평론가
명나라 때의 ‘투필부담’ 「달권 達權·제3」을 보면 적의 의심을 이용하여 적을 이간시키는 책략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병을 아는 자는 반드시 자신의 모자라는 점을 제대로 갖춘 다음에 상대의 미비한 점을 노린다. 상대의 의심을 틈타면 상대를 이간시킬 수 있고, 상대의 피로를 틈타면 공격할 수 있다.
따라서 병법에서는 상대의 틈을 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상대에게 틈을 주는 것을 기피 한다.
적이 의심하지 않으면 이간은 성공할 수 없다. 적의 군주와 신하, 장수와 병사가 일치단결하여 서로를 믿으면 이간은 어렵고도 힘들다. 투쟁 중에는 적대 관계에 있는 쌍방 모두가 갖은 방법으로 기회를 틈타 유언비어나 허위를 날조하고, 그리하여 적 내부에 시기와 의심의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위아래의 마음을 갈라놓고 서로를 질투하게 만들어 최후의 승리를 거두려 한다.
‘사기’ 「위공자열전 魏公子列傳」에 실린 이야기다.
당시 위공자(魏公子.-이름은 무기(無忌)이며 신릉군(信陵君)으로도 불림)는 천하에 위세를 떨쳐 제후의 빈객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들이 쓴 병법서를 공자에게 바쳤다.
공자는 이 병법서들에 직접 이름을 붙여주었고, 따라서 세상에서는 이를 ‘위공자병법’이라고 불렀다. 진왕은 이를 우려하여 만 근이나 되는 금을 위나라에 풀어, 진의 왕비 밑에 있던 빈객을 매수하여 위왕에게 가서 위공자에 대한 중상모략을 퍼뜨리게 했다.
“공자가 위에서 도망하여 외국에 머물기를 10년, 지금은 위의 장군이 되었고 제후 밑의 장군들도 모두 그의 밑에 붙어 있습니다. 제후들에게는 공자라는 존재만 눈에 보일 뿐 왕의 존재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공자는 이때를 이용하여 왕이 되려 합니다. 제후들도 공자의 위세를 두려워해서 모두 협동하여 공자를 왕 자리에 앉히려 합니다.”
또 진은 간첩을 활용하여 자주 위공자를 찾아가 축하의 말을 올리게 했다.
“공자께서는 왕이 되셨습니까, 아직 안 되셨습니까?”
매일 이 같은 중상모략을 들은 위왕은 마침내 그 말을 믿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되었다. 위왕은 공자를 갈아치우고 다른 사람을 장군에 임명했다. 위공자는 자신이 중상모략으로 물러난 것을 알자 병을 구실로 입조 하지 않고, 빈객들과 어울려 밤낮으로 술과 여자에 묻혀 세월을 보냈다. 위공자는 결국 4년 만에 술 중독으로 죽고 말았다. 그해에 위나라 왕(안희왕)도 죽었다.
위공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진나라는 장군 몽오를 파견하여 위를 공격, 20여 성을 빼앗고 처음으로 동군(東郡.-지금의 하북성 남부 및 산동성 서북부)을 두었다. 진은 점차 위나라를 먹어 들어가 18년 후에는 위왕을 사로잡고 대량(大梁.-지금의 하남성 개봉)을 무찔렀다.
진나라가 위왕을 성공적으로 이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위나라 내부의 모순을 이용하고, 또 남의 말을 쉽게 믿는 위왕의 성격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진은 위왕의 손을 빌려 신릉군 위공자를 제거하는 큰 목적을 이루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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