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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2(월) 18:41
언간(言間)

유언비어를 활용하는 간첩술(言間)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21년 04월 08일(목) 00:00
/이정랑 중국고전평론가
‘언간(言間)’은 ‘병경백자’ 「간자」에서 말하는 16가지 간첩 활용법 중의 하나다.
그 실시 방법은 갖가지 유언비어를 퍼뜨려 적의 군주가 자신의 장수에 대해 의심하게 하고, 장수들 사이와 부하들 사이에 시기심이 싹트게 해서 적의 내부 단결을 와해시키는 것이다.
기원전 260년, 조나라의 장군 염파(廉頗)는 군대를 이끌고 진나라 군을 맞아 싸우고 있었다.
진의 승상 범저(范雎)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방법으로 조왕으로 하여금 노장 염파를 의심하게 만들어 결국은 장수를 조괄(趙括)로 교체하게 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유언비어로 프랑스 국민들이 정부를 증오하게 만들어 정부와 대립하게 했다. 이 또한 프랑스를 패망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한 원인의 하나였다.
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는 네덜란드를 기습 공격하는 동시에 네덜란드 국내에 유언비어를 대대적으로 살포하여 네덜란드 국민들의 마음을 흩어놓고 공포심을 조장하고 사상을 혼란시켜, 서로를 믿지 못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저항력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1954년,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칼날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과테말라 대통령 구즈만 아르벤즈(Guzman Arbenz 1913~1971. 대통령 재위기간 1951~1954)를 제거했는데, 아이젠하워 자신은 표면에 전혀 나서지 않고 일을 성사시켰다. 그 주요 수단은 간첩과 유언비어를 이용하여 과테말라 대통령과 국민을 이간시킨 것이었다.
미국 중앙정보부 CIA의 서방 담당 국장 데이빗 필립스의 지휘 아래 CIA는 과테말라의 반군 장교 아마스를 포섭하고, 그로 하여 전원 과테말라 사람으로 이루어진 약 150명의 팀을 조직하게 했다. 그런 다음 구식 B-26 폭격기를 동원하여 과테말라 국경 내에 유언비어를 적은 삐라를 뿌렸다.
그 내용은 누군가가 과테말라 각 지구를 침입할 테니 해당 지역 국민들은 잘 대비하고 있으라는 것이었다.
CIA는 또 비밀 방송국을 설치해 아마스가 이끄는 군대가 6월 1일 국경을 넘어 과테말라로 진입할 것이며, 그때 지금 대통령 아르벤즈는 군대를 외국에 팔아넘길 것이라는 유언비어를 방송했다. 과테말라 국민들은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신문을 통해서도 반란군이 과테말라 일부 지역에서 여러 차례 큰 승리를 거두고 빠른 속도로 진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6월 1일, 아마스가 이끄는 ‘군대’는 과연 과테말라 국경 10km 지점까지 진입했다. 그들은 미국 포드제 관광버스를 타고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들어왔다.
한편 CIA는 반란군이 지금 곳곳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다고 보도하는 한편, 도표로 어떤 곳 어떤 시가 함락되었다는 것까지 설명했다.
이 유언비어는 사람들을 동요시키기에 충분했다. 아마스의 군대는 그날 밤낮을 달려 수도로 쳐들어갔고, 사람들은 모두 그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대통령 아르벤즈는 혼란을 틈타 다른 나라로 망명하고 말았다.
결국, 미국은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아르벤즈를 하야시켰다.
‘언간’은 적의 내부 분열과 혼란을 조장하는 중요한 수단으로서, 예로부터 이를 활용한 예가 적지 않았다.
현대 사회에서도 역시 유언비어를 이용해 일을 꾸미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과 정치·군사·경제·외교 각 방면에서 투쟁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언제 어디서든지 적이 현대화된 각종 전파 매체를 활용하여 민심을 현혹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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