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일자리 만들기)은 결국 기업이 하는 것이다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10월 04일(목) 00:00
지게에 진 짐이 오른쪽으로 너무 많이 기울면 중심을 못 잡는다. 왼쪽으로 그리 기울어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뇌도 그런 것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 비판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20조 넘게 쏟아 붓고도 성과가 없다고 비판하면서, 그 돈 10조면 일자리 수십만 개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지금 그러한가? 비판자들의 눈에는 4대강 사업은 안 보여도 50조를 쏟아 붓고 있는 일자리는 잘 보이는지 묻고 싶다.
‘일자리 참사’라고 표현될 정도로 최악 고용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사상 유례 없는 예산을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 일자리사업 확충과 일자리 예산의 과도한 증대는 지속가능성이 없는, 본질적 해답이 될 수 없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난 1년간 54조원에 달하는 일자리 관련 예산을 쏟아 붓고도 최악 고용 상황을 맞는 데 대한 정교한 평가나 반성 없이 또다시 혈세만 퍼부으려 한다는 비판이다.
지난 8월 23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국회에서 2019년 예산안 당정협의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에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확충,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최대한 재정을 확장 운용하기로 합의했다. 당정은 우선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는 고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3월 발표한 청년일자리 대책 등을 내년 예산에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다.
청년일자리 대책은 정규직을 신규 채용하는 중소·중견기업에 1인당 최대 2700만원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내용이 골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일자리 예산을 역대 최고치로 확대해 민간·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 신중년(50~65세) 등 연령대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취업 지원과 함께 장애인, 여성, 노인 등 고용취약계층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일자리 예산을 마구 늘리기보다는 민간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환경을 조성하는 데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금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방편은 하수 중에서도 최하수”라며 “지금과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정부 역할은 혁신성장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연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예산은 ‘일자리 창출’ 예산이라기보다는 노동비용 상승 등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 대한 ‘일자리 보조’ 역할에 가까웠다”며 “이 같은 일자리 보조 정책은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절대 일자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국회에서 이 같은 예산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의 방향 전환 없이는 정기국회 예산 논의가 무의미하다”며 이날 발표한 정부·여당의 내년도 확대 재정 정책기조를 맹비난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에 대해 “구멍난 정책 메우는 데 7조원을 썼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꼬집었다.
그는 “밑을 메우는 방법을 찾아야지 물만 들이붓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문 대통령의 결정으로 소득주도성장 자체를 폐기하는 길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며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길임을 시급히 깨닫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태 사무총장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3인방인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 김수현 수석,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 퇴진 없이는 수십조 원이 허공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당정은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예산도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고용은 결국 기업이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지난 1년간 늘어난 일자리 240만 개 가운데 99.7%가 민간 부문에서 만들어졌다. 이는 법인세 인하 등 미국의 친기업 정책이 일자리 증가로 연결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정을 동원해 공공일자리를 유지하려 하기보다는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북돋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데 정책의 무게를 둬야 한다.
/고 운 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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