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저임금 악몽 끝내야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9년 01월 10일(목) 00:00
/고운석 시인
노동 가운데 평화가 깃들고 노고 가운데 안식이 깃든다. 그래선지 라 로시푸코는 육체적 노동은 정신적 고통을 해방시킨다고 했다.
한데 노무현 정부 때 두 노동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향해 쓴소리를 쏟았다. “현 정부에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못할 수 있나” 노무현 정부에서 노동부장관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와 이상수 변호사의 탄식이다.
서울 중구 명동은행 회관에서 열린 ‘니어(NEAR)재단 조찬 시사포럼’에서다. 김 전 장관은 주제발표를 통해 “현 고용·경제 위기는 어설픈 진보와 개념없는 정책의 합작품”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기 성과에 집착해 실적을 내려고 압박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개발독재 때나 하던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용 참사를 인구 추세 때문이라고 하는데 일자리가 안느는 것은 온전히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예로 들었다.
김 전 장관은 “이전에는 최저임금 결정을 신축적으로 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숨고르기도 했다. 현 정부는 국정과제라며 2년 동안 29%나 올렸다. 지금 고용 상상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이외의 요인으로 설명이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에 대해 “최저임금을 정치적 가격으로 본다”며 “임금이라는 시장친화적일 수밖에 없는 성격을 무시해 시장가격 체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전 장관은 “부작용이 심해지자 재정 보전이나 자영업자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을 내놨다”며 “(시장에 대한) 과도한 정부 개입으로가격체계를 혼란하게 하고, 일자리 충격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제로정책에 대해서도 김 전 장관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지침은 공개채용”이라며 “그런데 노조 요구대로 그냥 정규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괜찮은 일자리를 찾는 청년을 허탈하게 하고, ‘공정’가치를 짓밟는 행위”라고 비탄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년 반 동안의 정부정책을 종합하며 “행정에 구조적 사고가 결여돼 있다”고 말했다. 한데 최근에는 경제 부총리를 갈고 길만 바꿔 다른 목소리다.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기업과 국민, 시장에 내놓아야 경제가 잘 굴러간다. 그렇지 않고 자주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노조와 상생하는 기업도 혼선을 피하기 어렵다.
최근 최저임금을 둘러싼 엇박자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월에 고용노동부를 찾아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냐”면서 실태조사를 지시했다.
최저임금이 불과 2년만에 29% 인상률을 기록하게 되면서 경제현장에 미칠 충격을 살펴보라는 취지였다. 그 충격은 사실 더 확인해 볼 필요도 없다.
690만 자영업자들이 급격한 인건비 증가에 비명을 지르고, 일용직·임시직 단시간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으로 고용 참사를 겪고 있다.
이들의 비명은 지난 연말 사상 처음으로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개업 대비 폐업 수를 나타내는 자영업 폐업률이 90%에 육박한 것이다.
이 와중에 어처구니없는 것은 정부가 연말 차관회의를 열어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했다는 소식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월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다룰 때 시급환산을 위한 기준시간에 모든 유급휴일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임금에서 수당이 차지하는 부분이 큰 대기업도 충격을 피할 수 없다. 정부안이 강행되면 연봉 5000만원 근로자도 최저임금 위반에 걸리는 코미디가 벌어진다는 얘기다.
소상공인연합회·경영자총협회 등 17개 경제단체가 한목소리로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이유다.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받아들이라는 것이 대통령의 속도 점검 지시였을텐데 정부는 차관회의에서 다른 행동을 한 것이다.
기업이 힘들면 일자리가 늘리 없다.
따라서 이렇게 되면 라 로시푸코가 말한 육체적 노동의 정신적 고통의 해방이 아니라, 정부가 정신적 고통의 사지로 내모는 꼴이 된다. 귀를 기울여 무리한 정책을 멈춰야 기업도 노동자도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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