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장학금 놓고 오락가락…‘속타는’ 대학가

전남대·조선대·동신대·보건대 등 143개대 8000억원대
혁신사업비→특별장학금 적극 검토 나흘 만에 "불가"
대학들 "등록금 장기 동결, 방역비용 등 재정부담 커"
혁신지원금 받은 대학, 못받은 대학 양극화도 우려돼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20년 06월 17일(수) 00:00
코로나19에 따른 부실 교육에 대해 등록금 반환운동이 거센 가운데 코로나19로 집행이 안된 혁신지원사업비를 특별장학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대학 측 요구에 교육부가 오락가락한 입장을 보이면서 각 대학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특히, 10년 넘게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들을 중심으로 '환불 불가, 혁신사업비 돌려쓰기' 요구가 강한 반면 혁신사업비를 받은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간 양극화도 우려된다.
16일 광주·전남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가 교육·연구 환경 개선 등을 위해 올해 배정한 대학혁신지원사업비는 143개 4년제 대학에 8031억원에 이른다. 대학당 평균 50억원 안팎이다.
광주·전남에서도 전남대와 조선대, 동신대 등이 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아 적게는 40억원, 많게는 80억 원 가량을 지원받았다. 전문대에서도 광주보건대와 조선이공대 등이 A등급을 받아 역시 수 십억원의 국가지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1학기 전체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거나 실험·실습를 제외한 이론과목이 학기 내내 원격수업으로 진행되면서 각 대학은 상당수 사업 진행이 중단되거나 무기한 연기돼 지원금을 쌓아만 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 15개 대학이 코로나19로 인한 대학가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가칭 '전국총학생회협의회(전총협) 준비위원회'에 동참한 뒤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에서는 조선대, 호남대, 광주대, 남부대, 광주여대, 송원대, 동강대 등 7곳, 전남에서는 목포대, 순천대, 동신대, 초당대, 세한대, 전남도립대, 전남과학대, 목포과학대 등 8곳이다.
온라인 강의로 인한 수업의 질 하락, 시설적·행정적 서비스를 받지 못해 발생하는 학습권 침해 등을 이유로 등록금 일부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각 대학들은 "등록금 장기 동결과 코로나 후 기숙사비 감소, 막대한 방역비 등으로 대학의 재정 부담이 적지 않다"며 "등록금 환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대신 미사용 혁신사업비를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현재로선 현실적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그러나 '혁신사업비 돌려쓰기'에 대한 교육부 입장이 왔다갔다 해 대학들이 속만 태우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1일 전남대에서 열린 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에 참석해 등록금 반환 요구와 맞물려 "연간 8000억원에 달하는 혁신지원사업 예산의 집행기준(용도) 제한을 일부 완화하겠다"고 밝혔다.대학들이 혁신사업비를 특별장학금으로 돌려쓸 수 있도록 '출구'를 제공, 등록금 반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품은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불과 나흘 뒤 교육부는 "정부지원금을 등록금 반환 명목의 특별장학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혁신 사업 취지에도 맞지 않아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전체 지원금도 7528억원으로 503억원 줄였다.
A대학 관계자는 "장관은 혁신사업비를 풀겠다고 약속하고 교육부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혀 난감할 따름"이라며 "교육부가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유연한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B대학 측은 "1학기가 끝나기 전에 학생들에게 방역과 학사일정, 재정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학사 지원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답했고, C대학에선 "내부 논의 중이다. 혁신사업비를 장학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길을 터주는게 최선책 중 하나"라면서도 "혁신사업비를 받지 못한 대학에선 또 다른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대학에서 등록금 반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풍선 왼쪽 눌러 오른쪽으로 바람 보내는 모양새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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